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른바 '우한 폐렴'이 제2의 사스나 메르스 사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전문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파력이나 치사율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면서도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가 없는 만큼 확산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파력이나 치사율은 유행이 상당히 진행되거나 종료된 시점에 판단할 수 있어 정확한 판단은 어렵다”면서도 “현재 유행이 계속 번지는 양상이고 하루에도 100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전파력이 사스만큼은 아니라도 상당히 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치사율은 확진자 뿐만 아니라 진단이 되지 않거나 경미한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까지 포함해야만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고 해당 국가의 의료 수준과도 관련이 이다”면서 “경과를 지켜봐야겠지만 10%를 조금 넘었던 사스 수준으로 가면 위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현지에서 통제나 방역이 어느 정도 이뤄지는지에 따라 확산 단계가 달라질 것”이라면서 “국내 역시 불안감을 가지기보다 잘 대응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우한 폐렴 발병 사태가 2차 유행 정점으로 가는 단계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감염 경로에 대해서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성상 비말(침방울)을 통해 사람 간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파악된다.
엄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특정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공기 전파가 잘 이뤄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면서 “코로나바이러스는 홍역이나 결핵, 수두와 같은 공기감염 바이러스와 달리 병원체 크기가 5마이크로미터 정도로 일반적으로 1m, 최대 2m 정도 전파되며 비말에 의해 감염된다”고 설명했다.
사스와 메르스 사태와 같은 대유행을 막기 위해서는 대규모 바이러스 감염을 일으키는 '슈퍼 전파자'를 차단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엄 교수는 이를 통제할 수 있는 변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기 전파가 이뤄지는 홍역 같은 경우 바이러스 자체가 슈퍼 전파를 일으키지만 코로나바이러스는 비말 전파가 이뤄지기 때문에 바이러스 증폭이 심한 사람이 좁은 구역에서 기침을 할 때처럼 특정한 환경적 요인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바이러스 자체 본질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역학적으로는 유행 전체 영향력이 크지는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확실한 치료법이 없는 만큼 예방이 최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엄 교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기침 예절을 지키는 것과 손 위생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이 두 가지 방법을 뛰어넘는 어떤 물리적이나 화학적인 방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고 강조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