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존재감 승차감 끝판왕 '아우디 A8'

아우디가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주력 중형 세단 A6를 시작으로 연말 대형 세단 A8을 라인업에 추가하며 영업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아우디 세단 라인업 가운데 존재감과 승차감 면에서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A8이다. 4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지난달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아우디 최상위 플래그십 세단 A8을 타고 서울 도심을 비롯해 남양주와 양평 등 국도 구간을 달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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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8 L 55 TFSI 콰트로.

아우디코리아가 국내에 들여오는 A8 트림은 현재 'A8 L 55 TFSI 콰트로' 한 가지다. A8에 롱 휠베이스(긴 축간거리)를 의미하는 'L', 3.0ℓ V6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을 뜻하는 '55 TFSI', 아우디 사륜구동 시스템 '콰트로'를 조합한 차명이다.

먼저 웅장한 차체 크기가 시선을 압도한다. 롱 휠베이스 모델인 만큼 차체 길이가 5310㎜에 달한다. 경쟁 차종으로 볼 수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S 350 롱휠베이스(5260㎜)보다 더 길어 주차 라인이 부족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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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8 L 55 TFSI 콰트로.

외관 디자인은 아우디 콘셉트카 '프롤로그' 디자인을 기반으로 전체적으로 우아함과 역동성을 강조한다. 수직으로 뻗은 전면부는 부드럽게 흐르는 후면부와 만나 시각적 긴장감을 자아낸다. 볼륨감 있게 강조된 휠 아치는 아우디 상징과도 같은 사륜구동 시스템 콰트로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새롭게 디자인한 싱글 프레임 그릴은 지금까지 본 세단 가운데 가장 커 보일 만큼 면적이 넓다. 날렵한 인상을 주는 외관은 스포츠 익스테리어 패키지 덕분이다. 전면 범퍼 알루미늄 블레이드와 날렵한 사이드 실 디자인, 알루미늄과 매트 블랙 컬러 허니콤 인서트로 마감한 루면 범퍼가 역동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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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를 점등한 앞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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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테일라이트를 적용한 뒷모습.

날카롭게 다듬은 아우디 레이저 라이트는 이 차가 지닌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아우디만의 레이저 라이트인 'HD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촘촘하게 배열된 광선으로 더 넓은 가시 범위를 밝힌다. 실제 야간 주행 시 일반 LED 램프보다도 밝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다. 후면 'OLED 테일라이트' 역시 OLED를 통해 기하학적 형태 빛을 균일하게 밝혀준다. 밝기를 자유롭게 조절해 향상된 가시성과 안전성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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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8 L 55 TFSI 콰트로 실내.

실내에 앉으면 최고급 가죽 소파처럼 푹신한 시트가 몸을 감싼다. 3128㎜에 달하는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레그룸에서 헤드룸까지 여유 있는 공간을 누릴 수 있다. 앞좌석이나 뒷좌석 어느 곳에 앉아도 쾌적하다. 전 좌석에는 마사지와 통풍 기능을 탑재했다. 은은하게 빛을 비추는 앰비언트 라이트도 눈길을 끈다. 뒷좌석 상단에는 디스플레이 모니터가 자리해 영상 재생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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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8 L 55 TFSI 콰트로 계기판.

시동을 걸면 부드러운 음색을 지닌 엔진이 깨어난다. 시승차는 3.0ℓ V6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과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배기량이 높지 않지만, 엔진 제원은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51㎏·m로 2165㎏의 차체를 이끌기에 충분한 힘을 지녔다.

가속과 변속 반응은 매끄럽다. 최대토크가 엔진 회전수 1370rpm부터 4500rpm까지 고른 힘을 뿜어낸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5.8초에 불과하다. 그러나 차체가 크기 때문에 한계치를 즐기는 역동적 주행보단 여유로운 주행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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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8 L 55 TFSI 콰트로 뒷좌석.

구름 위를 달리는 듯 부드럽고 포근한 승차감은 시승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다. 방지턱을 사뿐히 넘고 도로 요철을 잘 걸러낸다. 플래그십 모델답게 정숙성도 뛰어나다. 도심은 물론 고속 구간에서도 엔진음이나 풍절음 유입이 거의 없다고 느껴질 정도다. 덕분에 뱅앤울롭슨 어드밴스드 사운드 시스템이 들려주는 음악을 즐기기 적합하다. 뒷좌석은 좌우와 후면에 커튼이 있어 더 아늑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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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8 L 55 TFSI 콰트로 전면부.

추운 날씨에 도로를 움켜쥐는 듯한 접지력도 인상적이었다. 상황에 따라 네 바퀴에 동력을 배분하는 콰트로와 세밀하게 조정한 서스펜션이 어우러져 흔들림이나 쏠림을 최소화했다. 여기에 겨울을 맞아 장착한 윈터 타이어가 더해지면서 안정적인 주행 감각을 극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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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8 L 55 TFSI 콰트로 후면부.

신기술도 주목된다. 듀얼 터치스크린 내비게이션은 운전자가 모든 차량 관련 정보를 통합적이고 직관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행 중 아우디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를 통해 스마트폰 콘텐츠를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점도 유용했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액티브 레인 어시스트를 결합한 어댑티브 크루즈 어시스트는 설정된 속도 안에서 가속과 감속, 차간거리를 유지한다. 조향도 일부 지원하지만 주행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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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8 L 55 TFSI 콰트로.

연비는 조금 아쉽다. 국내에서 인증받은 복합 연비는 8.8㎞/ℓ로 시승 이틀 간 계기판으로 확인한 평균 연비는 7㎞/ℓ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고속도로 정속 주행에선 10㎞/ℓ를 상회했다. A8 L 55 TFSI 콰트로 가격은 1억5000만원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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