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해상풍력'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2040년까지 예상 누적투자액은 약 1조달러(약 1155조원) 규모로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14일 한전경영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가(IEA) 최근 발표한 '세계에너지전망 2019' 보고서는 세계 해상풍력 시장 규모가 2040년까지 매년 13%씩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전력 공급 3%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재생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 할 거란 분석이다.
세계 해상풍력 설비 용량은 2010년 3GW에서 매년 30%씩 늘어나 2018년 23GW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120GW 용량을 갖춘 태양광과 비교하면 걸음마 수준이지만, 성장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분야다. 향후 5년 내 약 150개 신규 프로젝트가 완료될 예정이어서 해상풍력 산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2040년 유럽과 중국이 세계 해상풍력 설비 70%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봤다. 또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인도·일본 등이 세계 시장 4분의 1을 두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유럽은 정부 정책을 토대로 2010~2018년에만 해상풍력 설비 17GW를 갖췄다. 영국과 독일이 각각 8GW·6.5GW를 구축했으며, 덴마크는 국가 총 전력생산 15%를 해상풍력으로 공급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2018년 한 해 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은 1.6GW 규모 해상풍력 설비를 구축했다.
보고서는 해상풍력 성장 잠재력으로 △경제성 △설비이용률 △기술력 △입지조건 등을 지목했다.
세계 해상풍력 평균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2018년 140달러(㎿h당)에서 2040년 60% 감소한 60달러로 추산됐다. LCOE는 사회·환경적 부담을 모두 반영한 전력생산 비용을 뜻한다. 해상풍력은 평균 설비이용률은 33%로, 육상풍력(25%)·태양광(14%)보다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또 2040년 세계 해상풍력 기술 잠재량은 12GW로, 연간 42만TWh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세계 전력 수요 11배 수준으로, 해안으로부터 300㎞까지 설비를 구축한다는 것이 전제다. 해안으로부터 최대 60㎞ 이내 얕은 물(60m)에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할 경우 매년 약 3만6000TWh 전기를 생산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2040년 세계 예상 전력수요와 맞먹는 수준이다.
영토가 좁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해상풍력 발전이 적합한 국가로 꼽힌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상업운전을 개시한 해상풍력은 90㎿(제주탐라 30㎿·서남해 60㎿)에 불과하다. 정부는 2029년까지 3단계에 걸쳐 국내에 8.2GW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를 조성, 2030년까지 12GW 설비 구축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약 50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권기영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풍력PD는 “육상풍력이 갖고 있는 입지조건 등 한계는 해상풍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면서 “올해 공공주도 대규모 발전단지 조성을 시작으로 설비 보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