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가 증권사 자본을 부동산에서 중소·혁신기업으로 돌리는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모험자본 확대를 위해 투자은행(IB) 업무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모험자본 핵심 자금중개자인 증권사의 모험자본 확대를 위해 순자본비율(NCR) 제도 등 IB 업무 역량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금투협에 따르면 증권사는 2018년 자본시장을 통해 중소기업과 혁신기업에 총 21조4000억원을 공급했다.
나 회장은 모험자본의 추가적인 확대를 위해 해외의 건전성 규제를 조사하고, NCR 및 레버리지비율 개선방안과 증권사 건전성 규제 발전방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비상장·사모 증권 유통시장을 활성화하고 기업성장투자기구(BDC) 등 간접투자기구를 활용한 개인 모험자본 투자 확대도 추진하겠다”며 “국내 금융투자업을 글로벌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증권사 해외투자 인프라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해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허용관련 입법의 국회 통과를 지원하고, 외화증권 브로커리지 업무 효율성과 제도 등을 점검해 브로커리지 업무 글로벌화를 추진한다.
또한 중소형 증권사의 업무범위 확대를 추진한다.
나 회장은 “액셀러레이터 겸영 허용 및 중소기업 관련 금융위·중기부 정책금융과 민간투자 영역을 연계하는 정책 등을 건의하겠다”며 “제3기 중소기업특화 증권회사 재지정 시 기능과 실효성 제고 및 플레이어 확대 등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안타증권·유진투자증권·코리아에셋투자증권·키움증권·IBK투자증권·SK증권 등이 중기특화 증권사로 지정돼 있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쏠린 증권사 자본을 중소·혁신기업으로 돌리는데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IB의 신용공여(대출) 대상으로 규정된 중소기업의 범위에서 특수목적회사(SPC)와 부동산 관련 법인을 제외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기존 PF 대출한도를 줄이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종투사의 신용공여 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리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나 회장은 “이번 정부의 PF 규제는 부동산투자 쏠림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생산적 분야로 자금 물꼬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판단된다”며 “협회는 증권사의 기업금융을 보다 활성화할 것이다. 다만 부동산 직접투자를 간접투자 수요로 전환하기 위해서도 증권사 역할은 여전히 필요한 점은 고려해달라”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신탁업과 관련해 그는 “기존 재건축·재개발 외 소규모 정비사업 활성화와 재래시장, 주택조합, 도시재생사업, 공업지역 정비사업 등으로 정비사업 확대를 추진하겠다”며 “시장 쏠림현상 완화를 위해 '공모리츠 활성화'를 적극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 세제 선진화 관련 추진사항도 밝혔다.
그는 “이중과세 문제 등을 해소하고 손실에 대한 적극적 고려를 통해 혁신기업 등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하겠다”며 “투자자별로 '투자한 전체 펀드에서 실제 수익'이 나는 경우에 과세하는 방향으로 펀드과세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