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대학원, 글로벌 인재 영입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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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인공지능(AI)대학원이 글로벌기업 출신 AI 전문가를 영입하면서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인재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우수 인력 양성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KAIST, 서울대, 연세대 등 국내 주요 AI대학원은 구글·SAP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서 우수 교수·연구진을 영입했다고 6일 밝혔다.

KAIST는 30대 중반의 구글 브레인 연구원 영입에 성공했다. 구글 브레인은 구글의 딥러닝 AI연구팀이다. 구글 출신 신임 교수는 구글에서 의료AI 분야를 연구했다. KAIST와 분당서울대병원의 AI 연구 총책임을 맡을 예정이다. KAIST와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달 의료AI 연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신임 교수는 오는 1학기부터 KAIST에서 의료와 AI를 융합한 분야를 가르친다.

KAIST는 신임 교수가 의료AI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정송 KAIST AI대학원장은 “이 연구원을 KAIST로 데려오기 위해 1년 반에 걸쳐 설득했고, 마침내 영입했다”면서 “의료AI라는 핵심 분야에서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신설되는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에는 1학기부터 소프트웨어(SW) 분야 글로벌 기업 SAP 출신 머신러닝 전문가가 합류한다. 그는 대만계 미국인으로, SAP에서 함께 일한 차상균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설립준비단장의 영입 노력으로 서울대 교단에 선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SAP를 경험한 전문가로서 창업뿐만 아니라 머신러닝 관련 강의를 한다.

차 단장은 “서울대 교수 연봉과 그가 기존에 받던 연봉은 비교조차 할 수 없지만 인재를 양성하는 좋은 일에 재능을 써 달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에는 미국 미시간대 교수와 구글 연구원이 합류할 예정이다.

연세대 AI대학원도 중국 출신 구글 연구원을 신임 교수로 영입했다. 연세대는 미국 조지메이슨대학에서 자연어처리를 전공한 박노성 교수와 국내 SK텔레콤 출신 연구원도 채용했다. 이들은 1학기부터 강의를 시작한다. 홍대식 연세대 공대학장은 “국내외 기업을 가리지 않고 실력 있는 젊은 교수진을 뽑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학의 글로벌 인재 영입은 전문가가 부족한 국내 상황에 단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오는 2022년까지 국내 AI 개발 인력이 현장 수요보다 9986명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KAIST, 고려대, 성균관대에 이어 올해 포항공대(포스텍)·광주과학기술원(GIST)·연세대 AI대학원이 개원하지만 그동안 전문가 영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대학원 연봉이 해외 기업·대학에 비해 낮고, 세계 AI 경쟁 구도에서 우리나라가 앞서 있지 않기 때문이다.

AI대학원 관계자는 “국내 인재 부족은 AI 발전을 가로막는 큰 문제점의 하나지만 AI대학원이 잇달아 우수 연구진을 영입하고 있다”면서 “대학원의 인재 배출이 시작되면 전문가 부족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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