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핫핫이슈]한강 얼음 보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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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한강 변에 고드름이 열려 있다. <연합뉴스>

과거 겨울철, 한강을 비롯한 전국 강, 하천은 놀이터였다. 썰매를 타고 팽이를 치는 아이가 꽁꽁 얼어붙은 강을 가득 메운 모습은 흔한 겨울철 풍경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렵게 됐다. 가장 큰 이유는 하천의 결빙 구간, 기간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한강 결빙 기간은 1900년대 초 연간 80일에서 1960년대 42.2일, 1970년대 28.7일, 1980년대 21일, 1990년대 17.1일, 2000년대 14.5일로 줄어들었다. 100년 전만해도 1년에 석 달 정도이던 한강 결빙 기간이 이제는 2주일도 채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만 국한되는 일이 아니다. 과학자는 지구 하천 중 절반 이상이 겨울철에 얼어붙지만 결빙 기간과 구역이 점차 줄었고, 앞으로 이런 추세는 강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를 지목했다.

'네이처(Nature)'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지질과학과 연구진의 강, 하천 결빙 관련 연구 내용을 최신호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계절별로 결빙현상을 보이는 강, 하천을 대상으로 1984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지구관측위성 '랜드샛' 5∼8호가 촬영한 위성 관측 자료 40만7880개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지구 전체 하천의 56%에 이른다. 지구적 규모로 과거의 결빙 변화를 분석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폭 90m 이상인 강을 인식하는 프로그램을 사용, 세계 약 750만개 물줄기의 결빙 상태를 확인했다. 결빙 여부는 이미지에 나타나는 색깔 차이로 판단했다. 강, 하천이 얼지 않았을 때는 물빛이 파랗게 보이지만 얼었을 때는 하얗게 보인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진은 결빙 여부를 파악한 뒤 기후변화 예측 모델을 활용해 얻은 연구결과를 정리했다.

그 결과, 1984년부터 1994년까지 전체 강 면적의 60.2%, 2018년에는 55.9%만 얼어붙어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결빙 구간 감소폭이 가장 큰 지역은 티베트 고원과 동유럽, 알래스카 등지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온도와 계절 변화 등을 토대로 예측 모델을 개발, 기후변화 시나리오(RCP·대표농도경로)별로 강 얼음 변화를 산출하기도 했다.

온실가스 배출이 현재 추세대로 방출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RCP 8.5에서는 2080~2100년의 하천 결빙이 2009~2029년 대비, 16.7일이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만약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억제하면(RCP 4.5) 결빙기간이 평균 7.3일만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계절별로는 겨울철엔 9~15%, 봄, 가을에 12~68% 줄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미국 북동부와 동유럽, 티베트 고원 지역의 하천의 결빙 구간이 가장 많이 감소한다고 예상했다.

연구팀은 지구 기온이 섭씨 1도 오를 때 결빙기간이 약 6일 줄어든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빙은 대기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억제하기 때문에 그 구간이 줄어든다는 것은 온난화를 억제하는 주요 요인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논문 제1저자인 양샤오 박사는 “연구로 예측된 미래의 하천 결빙 구간 감소는 인간과 산업에 큰 문제를 야기하고 하천의 온실가스 배출 양상을 바꿔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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