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상장 드림팀', 첫 시험대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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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면세점

강도 높은 쇄신인사를 단행한 롯데그룹이 다음 과제로 호텔롯데 상장에 속도를 낸다. 송용덕 부회장과 이봉철 사장으로 이어지는 '상장 드림팀' 진용이 갖춰진 만큼, 우선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 주력할 방침이다.

롯데는 지난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송용덕 호텔·서비스BU장을 롯데지주 대표로 불러들이고, 후임으로 그룹 재무통인 이봉철 재무혁신실장을 선임했다. 호텔롯데 대표에도 김정환 부사장이 퇴임하고 글로벌 사업에 밝은 김현식 전무가 내정됐다.

이번 인사는 지배구조 개선의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그룹의 움직임과 궤를 같이 한다. 송 부회장은 2015년부터 호텔롯데 상장을 주도해 온 베테랑이고, 이 BU장 역시 지주 출범 과정에서 계열사 분할·합병과 롯데정보통신 상장 등 굵직한 사안을 지휘한 경험과 금융권 인맥을 지녔다.

BU장이 임기를 마치고 유임된 경우나, 역대 BU장에 지주사 출신이 선임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새해에는 본격적으로 호텔롯데의 상장 작업에 나서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인사다. 오너리스크가 해소되고 월드타워점 특허 박탈 위기도 벗어난 만큼, 내년이 호텔롯데 상장 적기라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체제 핵심인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는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 상장이 필수적이다. 롯데지주와 함께 롯데 지배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호텔롯데는 지분 99%를 보유한 일본계 법인 영향력 아래 있다. 상장을 통해 일본 주주가 보유한 구주 지분율을 희석하고 신 회장의 지배력을 높인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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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철 롯데그룹 호텔&서비스BU장

당장은 호텔롯데 상장에 선결조건인 기업가치 극대화에 매진할 방침이다. 당초 기업공개(IPO)를 추진한 2016년 13조원에 달했던 호텔롯데 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는 사드 사태를 거치며 올해 약 4조5000억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하락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수익성 개선은 물론 해외사업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당장은 핵심사업부인 면세점의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전이 첫 시험대로 주목된다.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8개 구역에 대한 입찰 공고가 이달 내 있을 예정이다. 대기업 몫으로 나온 5개 구역에서만 연매출이 1조원을 웃돈다. 롯데는 물론 신라·신세계·현대까지 대기업 면세사업자 대부분이 참전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은 절치부심이다. 최근 인천공항 자진 철수와 공항 면세점 입찰전에 잇단 패배로 시장점유율이 42%에서 39%까지 하락한 만큼, 이번 입찰전에 총력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의 발목을 잡았던 경영권 분쟁, 사법 리스크 등 대내외 변수가 전부 해소된 만큼 이번에야 말로 오랜 숙원을 해결할 적기라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룹 CFO를 사업부문장으로 보내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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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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