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시 대전을 상징하는 국립중앙과학관 자기부상열차가 존폐 위기에 처했다. 노후화된 데다 노선을 축소한 이후 이용자 수가 줄고 만족도도 떨어져 운영 지속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자기부상열차 운영 지속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연구 용역을 진행한 결과, 폐지에 무게가 실린 결과가 나옴에 따라 조만간 존폐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국립중앙과학관이 지난 3월부터 대전세종연구원을 통해 실시한 연구용역에서는 경제성과 정책성 등을 종합 고려한 종합평가(AHP)에서 '계속운행'은 0.368점, '운행중단'은 0.631점이 나왔다.
자기부상열차를 운영한 지 11년이 지나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하면서 존폐 여부를 가려야 할 시점이 됐다는 것이 과학관의 입장이다. 아직 최종 결정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부정적'이라는 것이 내부 분위기다.
설비 노후화와 부품 수급이 당면한 문제 요소다. 자기부상열차를 지탱하는 궤도노선에 지속적으로 일부 탈락이나 균열이 관찰되고 있다. 신호시스템 역시 노후화됐다는 내부 의견이 나온다. 추정 교체 예산은 약 18억원이다.
열차 부품 수급도 어려운 상황이다. 과학관 자기부상열차는 특수하게 제작한 시험용 모델이다. 한국기계연구원과 현대로템이 인천공항에서 운영 중인 도시형 자기부상열차(에코비)가 개발 기반으로 상용화 모델이 아니다. 부품을 한시적으로 제작해 보유량이 많지 않다. 에코비와도 부품 호환이 되지 않는다.
자기부상열차는 존치할 명분도 부족하다. 이용자 반응이 예전만 못하다. 지난 2015년 인근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 여파로 995m던 기존 노선 중 550m 구간이 철거되면서 이용자 수와 만족도가 급감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시관별 만족도 점수에서 꼴지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에는 새로 개관한 인류관과 미래기술관에 근소하게 앞섰지만 전체 기준으로는 하위권이다. 이용자 수도 2012~2014년에는 12만명을 넘겼지만, 노선 축소 시점인 2015년 이후에는 5~7만명 선에 그치고 있다.
오석균 국립중앙과학관 전시총괄과 연구관은 “아직은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국민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과정을 철저히 거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