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의 새로운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디자인에 녹여냈습니다. TV, 인테리어 소품, 음악 감상기기라는 정체성을 담아내도록 디자인했습니다.”
톨슨 벨루어 데이비드루이스 디자이너스 그룹 수석 디자이너는 최근 본지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벨루어는 산업 디자인계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인물이다. 뱅앤올룹슨(B&O) 4K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베오비전 하모니' 출시행사를 위해 방한했다.
베오비전 하모니는 LG전자 4K OLED TV에 B&O 음향 노하우가 융합된 프리미엄 제품이다. 77인치는 3130만원, 65인치는 2410만원에 달한다.
특히 독특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TV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스피커 패널이 화면 전면에 배치돼 장식품과 같은 느낌을 전달한다. TV를 켜면 스피커 양쪽 패널이 나비 날개처럼 좌우로 펼쳐지고, 화면이 이용자 시야 높이로 올라간다. 덕분에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는 음악재생기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 TV를 시청하면 고품질 음향을 제공한다.
벨루어는 TV 정체성을 디자인을 통해 새롭게 정의한 결과라고 밝혔다. 스피커 위치가 바뀌는 가변형 스피커는 디자인만 독특한 것이 아니라 보다 좋은 음향을 제공한다.
그는 “사용하지 않을 때 TV의 검은 대화면은 이용자에게 불편함을 준다”면서 “대화면을 아예 숨길 수는 없었지만,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인테리어와 어우러지도록 디자인을 고안했다”고 답했다. 이어 “스피커가 겹쳐진 오디오 모드에서는 이용자 위치에 관계없이 좋은 소리를 어디로든 전달하고, 보다 풍성한 소리를 낼 수 있다”면서 “스피커가 양 옆으로 갈라진 비디오 모드에서는 TV 앞 시청자에게 최적의 소리를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벨루어는 인터뷰 도중 국내기업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삼성전자, LG전자와도 협업하며 한국을 수차례 방문했다. 한국 음식을 언급하며 방한 때마다 제2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도 했다. 벨루어는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인 'LG 시그니처' 디자인 작업에도 참여했다. 올해 가을 출시된 'LG 시그니처 에어컨' 역시 그의 손길을 거쳤다.
디자인 철학을 묻자 벨루어는 “좋은 디자인은 완벽한 선물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 생각과 수요를 알아채고 이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좋은 디자인”이라면서 “제품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활용하더라도 소비자가 만족하고 매력을 느껴야 한다. 구매한 순간만 즐거운 것이 아니라 수년 후에도 행복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가치”라고 피력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