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차기 국무총리로 지명했다. 사상 최초 국회의장 출신 총리 발탁이다.
문 대통령은 17일 춘추관 브리핑을 직접 찾아 “문재인 정부 제2대 국무총리로 정세균 의원님을 모시고자 한다”며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먼저 정부 출범부터 지금까지 국정개혁의 기반을 마련하고 내각을 잘 이끌어주신 이낙연 총리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책임 총리로서의 역할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셨고, 현장 중심 행정으로 국민과의 소통에도 부족함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
그러면서 “이낙연 총리님이 내각을 떠나는 것이 저로서는 매우 아쉽지만, 국민들로부터 폭넓은 신망을 받고있는 만큼 이제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놓아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이낙연 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총리로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웠다.
이어 문 대통령은 “시대적 요구에 가장 잘 맞는 적임자가 정세균 후보자라고 판단했다”며 “정세균 후보자는 우선, 경제를 잘 아는 분으로, 성공한 실물 경제인 출신이자 참여정부 산업부장관으로 수출 3천억 불 시대를 열었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정세균 후보자는 온화한 인품으로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며 항상 경청의 정치를 펼쳐왔다”며 “저는 입법부 수장을 지내신 분을 국무총리로 모시는데 주저함이 있었지만 갈등과 분열의 정치가 극심한 이 시기에 야당을 존중하고 협치하면서 국민의 통합과 화합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의장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이사까지 17년간 재직하는 등 풍부한 기업 경험을 갖췄다. 또 6선 다선 의원을 지낸 정 전 의장은 당 대표와 원내대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거치며 행정과 정무 경험을 두루 갖췄다.
이번 인사는 국회와 협치를 부각할 수 있는 정 전 의장을 총리로 내세워 집권 후반기 공직사회 분위기를 쇄신하고 국정운영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