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北에 회동 공개 제안…"비핵화 협상, 데드라인은 없다…北, 접촉 방법 알 것"

미국 북핵 실무협상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북한 비핵화 협상에 데드라인은 없다며 북한에 회동을 제안했다.

비건 대표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70분간 협의한 뒤 약식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비건 대표는 “북한과 협상을 이어갈 방법을 찾기 위해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과 협상의 문을 열어두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진전을 이루진 못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올해 말을 데드라인으로 언급한 데 대해 미국은 데드라인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한 가지 분명하게 하겠다”며 “미국은 데드라인을 갖고 있지 않다. 우린 역사적인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대화 지속 의지를 드러냈다.

이례적으로 북한 측과의 회동도 공개 제안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북한 협상 파트너에게 직접적으로 말한다. 이제 우리 일을 할 시간”이라며 “우린 여기 있고, 북한은 우리에게 접촉할 방법을 알고 있다”며 방한 기간 내 판문점 등에서 북한과의 회동을 기대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비건 대표는 17일 오후까지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북측이 비건 대표의 직접적인 회동 제안에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또한 비건 대표는 북한이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염두에 둔 듯 “이날이 평화의 시대를 여는 날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도훈 본부장은 회견에서 “한미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긴밀한 공조 하에 공동 목표인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을 함께 지속하기로 했다”며 “중국, 일본, 러시아, 주변국과도 이런 맥락에서 긴밀히 소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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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접견하고 있다.<연합>

비건 대표는 회견 뒤 청와대에서 35분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다. 문 대통령과 비건 대표 접견은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지난해 9월11일 이후 15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비건 대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사후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접견 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비건 대표와 면담을 가졌다. 정 실장과 비건 대표는 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협상 진전을 위해 긴밀한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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