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발전 사업 기획부터 금융지원, 보험, 발전소 건설, 사후관리까지 책임지는 통합솔루션이 국내 처음 등장했다. 10여개 에너지 공기업과 대기업·중소기업이 '원팀'을 구성, 태양광 보급 확산에 기여하고 새로운 시장 패러다임을 정착시킨다는 목표다.
15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해나눔 에너지펀드'는 최근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 사업 승인을 완료하고 이르면 이달부터 태양광 사업자 모집에 착수한다.
해나눔 에너지펀드는 한국서부발전을 비롯해 IBK투자증권, 더케이손해보험, 한강에셋자산, 삼성SDI, 한화큐셀, 현대일렉트릭, LS산전, 한화시스템즈, 쏘울에너지, 법무법인광장 등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이 대거 참여하는 컨소시엄이다. 이들 기업은 200㎿급(발전량 6000㎿h) 태양광 발전소와 600㎿급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을 1단계 사업으로 확정, 사업비 총 7000억원을 투입한다.
서부발전은 자기자본 20%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참여하며,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안정 구매하는 토대를 마련한다. IBK투자증권은 금융자문 역할을 맡고 전체 펀드운용은 한강에셋자산이 담당한다. 발전소 책임준공·운영에는 한화큐셀, 현대일렉트릭, LS산전, 한화시스템즈가 발 벗고 나선다. 더케이손해보험은 '태양광·ESS 통합 보장보험' 상품을 신규로 제공하고, 법무법인 광장은 공정계약 관리·감독을 책임진다. 쏘울에너지는 프로젝트 기획 및 마케팅 전반을 주도한다.
이번 사업은 500㎾ 이상 태양광 발전소를 최대 400개까지 구축하는 방식으로, 소규모 발전 사업자가 기획부터 사후관리까지 모든 서비스를 패키지 형태로 제공 받는 것이 차별화 포인트다. 해나눔 에너지펀드는 국내 최초로 기술규격 표준, 공사매뉴얼 시방서, 감리표준 등을 포함한 '태양광 표준공정계약서'를 도입한다. 기존에는 신규 사업자의 정보 미숙 등을 악용, 도급 계약서상에 반드시 필요한 항목을 제외하는 사례가 빈번했다는 점을 고려해 내놓은 대안이다. 펀드는 표준공정계약서 안전성·효율성 등을 검증, 국내 모든 사업장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해 4월쯤에는 서울에 '에너지효율 통합관제센터' 개소도 예정돼 있다. 발전소 준공 이후 20년 계약 기간 전국에 퍼져 있는 발전소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관제센터가 구축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발전소 사건사고를 예측해서 위험에 대비하고, 초 단위 데이터를 분석해서 문제점을 보완하는 등 사업 완성도를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해나눔 에너지펀드 관계자는 “지구를 지속 가능한 환경으로 만들겠다는 대의를 실현하기 위해 발전공기업을 포함한 각계 전문가들이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특히 표준공정계약서 도입은 기존 계약 과정에서 시스템 종합보증이라는 안전장치를 제외하는 등 꼼수 행태를 바로잡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