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떳다 하면 천만뷰는 기본…면세업계 '귀한 몸' 왕홍 모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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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슈퍼 왕홍 위얼이 신라면세점에서 라이브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이 지난달 29일 왕홍(網紅) '위얼'과 진행한 라이브방송에는 4시간 동안 무려 1070만명의 시청자가 몰렸다. 신세계면세점이 중국 왕홍 '신유지'를 초청해 진행한 뷰티 라이브쇼에도 누적 접속자수가 1500만명에 달했다.

중국 인플루언서를 일컫는 '왕홍'을 모시기 위한 국내 면세업계의 경쟁이 뜨겁다. 적게는 수십만 명에서 많게는 천만 팔로어를 보유한 왕홍은 중국 소비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왕홍의 말 한마디가 강력한 브랜드 홍보효과는 물론 즉각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

특히 중국인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국내 면세점 입장에선 왕홍과 협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각 업체마다 왕복 항공권에 체류·숙박비는 물론 출연료까지 더해 '귀한 몸 모시기'에 여념이 없다.

중국은 개인간거래(C2C)가 전체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타오바오 라이브·웨이신 등 SNS를 활용한 소셜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그 중심에는 왕홍이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11월 발표한 '중국 소비시장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중국 왕홍의 전자상거래 수입은 전년대비 36% 증가한 254억 위안(한화 4조277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중국 소비자들은 제품 선택시 왕홍 영향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왕홍이 상품 사용 후기를 작성하면 팔로워를 중심으로 구매가 이뤄지는 바이럴 마케팅이 중국 온라인 소매시장에 핵심 구조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 중국 이커머스 채널에서 뷰가 구매로 전환되는 비율은 0.37%에 불과하지만 최상급 왕홍이 라이브방송을 진행할 경우 20%에 육박한다”면서 “인기 왕홍 신바가 소개한 14개 브랜드는 사흘 만에 500억원 판매고를 기록했을 정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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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 팔로워를 보유한 중국 왕홍 신유지가 신세계면세점에서 k뷰티 라이브쇼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면세점들도 왕홍과 협업 프로모션을 통해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초 1300만 팔로워를 보유한 왕홍 '씽샤오야오' 등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영상 속 왕홍이 사용한 50여개 제품 매출이 평균 2.5배 신장하는 효과를 거뒀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7월 왕홍 500명을 초청, 대규모 '라이브 쇼'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왕홍 릴레이 방송을 위해 롯데호텔 서울 연회장 50개,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스타라운지에 10개 등 무려 60개 부스를 설치했다. 이날 행사에 초청된 왕홍 500여 명의 팔로워 수만 5000만명에 육박한다.

신라면세점은 지난달 29일 중국 패션·뷰티 전자상거래 기업 '모구지에'와 지속적인 왕홍 라이브 방송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모구지에 소속 왕홍과 함께 매달 한 차례씩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중국 잠재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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