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메콩국가 기업의 상호 진출을 지원할 '한-메콩 기업인협의회'가 설립된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메콩강 유역 국가 기업과 우리나라 기업 간 협력이 체계화될 전망이다.
양 측은 한국 경제연구기관들을 모델삼아 메콩 국가에 공공 연구기관도 설립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베트남, 태국,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메콩강 유역 5개국 정상은 27일 오전 부산 누리마루에서 열린 '제 1차 한·메콩 정상회의'에서 특별정상회의 결과문서로 미래 협력방안을 담은 '한강-메콩강 선언'을 채택했다. 이번 회의는 2011년 이래 매년 장관급으로 진행된 한·메콩 협의체가 처음으로 정상급으로 격상된 형태로 개최됐다.
메콩 지역 국가들은 연 6%대 높은 경제 성장률로 역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한·메콩 교역은 지난해 845억달러로 8년 사이에 2.4배 증가했고, 투자는 38억달러로 1.7배 늘어났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라오스 방문시 '경험을 공유하는 번영' '지속가능한 번영' '동아시아 평화와 상생번영' 등을 담은 '한-메콩 비전'을 통해 협력사업을 제안했다. 한강-메콩강 선언은 이를 구체화한 것으로, '한강의 기적'이 '메콩강의 기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합의됐다.
양측은 7개 우선협력분야와 신남방정책의 사람, 상생번영, 평화 등 3대 축에 따른 분야별 협력방안, 주요 성과사업을 선언에 담았다. 7개 분야는 △문화·관광 △인적자원개발 △농업·농촌개발 △인프라 △정보통신기술(ICT) △환경 △비전통안보협력이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의 직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4차 산업혁명에 함께 대응하며 교육, 신성장산업, 산림보존 등 분야에서 ICT를 바탕으로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미래 혁신 인재를 함께 양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한국 경제발전의 초석이 되었던 연구기관들”이라며 “이를 모델로 삼아 메콩 국가에 공공 연구기관을 설립하고, 공공행정 분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와 메콩 기업인간 협의회도 설립한다. 우리나라는 무역협회가, 태국은 금융 및 상공연합회가,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은 상공회의소 주도로 구성될 예정이다. 올해부터 우리나라가 개발 파트너로 가입한 메콩국가 주도 경제협력체인 '애크멕스(ACMECS)'와의 협력을 확대한다.
각국 정상들은 메콩강 유역을 둘러싼 초국경 위협에 공동대응하고, 생물다양성, 수자원, 산림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수자원공사에 '한-메콩 수자원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포용적 사회 건설을 위해 한-메콩 협력 10주년이 되는 2021년을 '한-메콩 교류의 해'로 지정해 인적·문화 교류를 강화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메콩 5개국과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계기에 한-메콩 정상회의도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한-메콩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초석을 마련했다”며 “'한강-메콩강 선언'은 경제협력을 넘어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동반자'로 가는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에서의 3박 4일간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청와대로 복귀했다. 저녁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정상회담 및 만찬을 이어가며 아세안 국가와의 협력 확대를 논의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