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의 사회적가치 측정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중국 난징포럼 개막 연설에서 “AI, 머신러닝(기계학습) 등 첨단기술이 인류를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난징포럼은 SK그룹이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인재양성 뜻을 기려 설립한 최종현학술원과 난징대학이 매년 공동주최하는 사회·자연과학 분야 학술포럼이다. 최 회장은 최종현학술원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최 회장은 “머신러닝과 AI 등 기술은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동시에 근심과 걱정을 불러오기도 한다”면서 “인류를 위해 사용되게 하려면 AI의 사회적 가치가 얼마인지 양적·질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이 그룹 실적을 화폐 단위로 측정하기 위해 만든 DBL(Double Bottom Line)을 사례로 제시했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DBL은 고용, 납세, 탄소배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보조금, 기부금 등 직간접적인 경제활동과 함께 사회기여 활동을 동시에 측정한다.
최 회장은 올해 초 상하이포럼에서 SK그룹의 2018년도 DBL 측정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며, 중국에서도 중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와 사회적 가치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이 장쑤성과 협력해 거둔 사회적 가치도 소개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SK그룹이 장쑤성에서 거둔 DBL을 측정한 결과 환경 분야에서 8000만달러의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전체적으로 1억5200만달러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냈다”며 “2023년에는 환경 분야의 사회적 가치를 마이너스에서 제로(0)로 만들고 10년 뒤에는 20억달러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첨단소재 등 분야에서도 AI와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공장은 AI 및 빅데이터 시스템을 도입해 수십여개의 경제적·사회적 가치 요인을 최적화하는 알고리즘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SK그룹은 난징대와 AI 분야에서 공동연구를 진행할 '지능형 솔루션 창신센터'를 공동설립하기로 했다.
최 회장과 SK 경영진은 러우친젠 장쑤성 당서기 등 고위관계자와 구체적 사업협력도 모색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