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한·아세안 초청친서를 보냈다는 사실을 전하며 “김 위원장이 부산에 나가야 할 합당한 이유를 끝끝내 찾아내지 못한 데 대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불참 의사를 밝혔다.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모든 일에는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 5일 남조선의 문재인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 이번 특별수뇌자회의(정상회의)에 참석해주실 것을 간절히 초청하는 친서를 정중히 보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신은 “친서가 국무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진정으로 되는 신뢰심과 곡진한 기대가 담긴 초청이라면 굳이 고맙게 생각하지 않을 까닭이 없다”면서 “이 기회라도 놓치지 않고 현 북남관계를 풀기 위한 새로운 계기점과 여건을 만들어보려고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와 번민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은 문 대통령이 친서를 보낸 이후에도 몇차례에 걸쳐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못 온다면 특사라도 방문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측은 남북관계가 매우 회의적인 상황인데다 이러한 관계를 미국을 통해 풀어나가려는 모습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통신은 “무슨 일에서나 다 제시간과 장소가 있으며 들데, 날데가 따로 있는 법”이라며 “모처럼 찾아왔던 화해와 협력의 훈풍을 흔적도 없이 날려 보내고 있는데도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있는 남조선당국이 종이 한장의 초청으로 조성된 험악한 상태를 손바닥 뒤집듯이 가볍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한 오산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