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공지능(AI) 스피커 '갤럭시 홈 미니'가 베일을 벗었다. LG전자 혹은 중국기업 등 다른 회사 기기는 물론이고 리모컨으로만 동작하는 구형 가전까지 연동 가능하다. 최종 베타 테스트 등을 마치고 수개월 내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1일 '삼성 빅스비 개발자 데이'에서 '갤럭시 홈 미니' 세부 스펙을 공개했다.
'갤럭시 홈 미니'는 본체에 리모컨 적외선(IR) 송신기 4개를 탑재했다. 사방으로 강력한 적외선 신호를 송신해 다양한 가전 제품을 음성으로 제어한다. 블루투스나 와이파이에 연결되지 않은 구형 가전도 갤럭시 홈 미니로 스마트홈 생태계 구현이 가능하다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갤럭시 홈 미니에 리모컨을 등록하고 '하이 빅스비, 선풍기 켜줘'라고 말하면 IR 신호를 송신, 선풍기가 켜진다. 빅스비 플랫폼을 활용해 집 밖에서 가전을 원격 제어 하거나 예약 켜짐 설정 등도 가능하다.
이지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AI팀 상무는 “집안에서 흔히 쓰는 거의 모든 리모컨을 갤럭시 홈 미니에 등록했다”면서 “삼성전자 제품이 아니어도,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는 8년 된 선풍기라도 인공지능 제품으로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당초 지난해 8월 갤럭시노트9를 공개하며 첫 AI 스피커 '갤럭시 홈'을 소개했지만 1년 이상 출시하지 않았다. 크기와 기능을 줄인 경량형 제품인 갤럭시 홈 미니로 AI 스피커 시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능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9월 3000명 규모로 대규모 베타 테스트도 진행했다.
이 상무는 “테스트 결과, 브랜드나 출시 시기에 상관없이 모든 기기에 AI 스피커를 사용할 수 있어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시간이 오래 걸린 만큼 꼼꼼히 준비해 의미 있고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빅스비 개발자 데이에서 삼성 빅스비 향후 비전과 빅스비 캡슐 개발 강의, 심화 개발 워크숍 등을 진행했다.
정의석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SW&AI 총괄 부사장은 “현재 세계 1억6000만대 이상 기기에서 빅스비를 사용할 수 있다”며 “지금도 연간 5억대 넘게 판매되는 삼성 디바이스와 연동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