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LA오토쇼'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언론 공개행사를 시작으로 개막했다. LA오토쇼는 1900년대 초 미국 동부지역 자동차 영업딜러를 대상으로 한 전시회로 출발했다. 하지만 미국 대표 행사인 '디트로이트 모터쇼' 흥행이 저조해지면서 자동차 판매량이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리는 LA오토쇼가 대표 전시회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는 역대 가장 많은 30여개 완성차 업체들이 참여, 공개한 신차 모델은 60여 개로 지난해 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전기차를 비롯해 고성능 차량, 픽업트럭 등 1~2년 내 판매를 앞둔 신차들이 눈에 띈다.
◇현대차그룹, SUV부터 전기차·고성능·미래차까지 총망라
현대·기아차와 제네시스는 세계 처음으로 공개한 콘셉트카를 비롯해 북미시장 공략을 위한 친환경차 등 양산을 앞둔 10여 종의 신차(부분변경 포함)를 선보였다.
현대차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콘셉트카 '비전 T(Vision T)'와 고성능 콘셉트카 'RM19'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비전 T(Vision T)'는 현대차의 차세대 디자인 철학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를 보여주는 7번째 콘셉트카다.
무광 그린 외장 컬러로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표현했다. 차량 우측 후면부에 위치한 충전구는 슬라이딩 방식으로 충전 커버가 자동으로 열리도록 설계됐다. 고성능 콘셉트카 'RM19(Racing Midship 2019)'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차는 일반도로는 물론 서킷에서도 민첩한 핸들링을 구현해 낸 고성능차로 제작됐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은 “현대차는 이른바 '움직이는 연구소(rolling lab)'라고 불리는 RM시리즈를 통해 끊임없는 고성능 라인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하이클래스 소형 SUV '셀토스'를 북미 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이와 함께 EV 콘셉트카 '하바니로(HabaNiro)'를 전시해 기아차가 향후 선보일 전기차의 방향성을 알렸다.
셀토스는 북미 시장에서 우수한 주행 성능과 높은 연비 효율을 자랑하는 1.6 터보 가솔린(최고 출력 175마력(hp), 최대 토크195lb-ft)과 2.0 가솔린(최고 출력 146마력(hp), 최대 토크 132lb-ft)의 두 가지 엔진으로 운영된다. 내년 1분기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차는 또 '기아 미국 디자인 센터(KDCA)'와의 협업을 통해 기존 셀토스에 휠, 보조램프 등을 추가해 보다 견고하고 스포티한 외관을 갖추게 된 '셀토스 스페셜 개조차'를 전시했다.
제네시스는 플래그십 세단 'G90'을 북미 시장에 최초로 소개했다. G90는 디자인에서부터 편의·안전성과 주행 성능에 이르기까지 첨단 기술이 집약됐다. '수평적인 구조(Horizontal Architecture)'를 실현한 디자인 설계가 특징이다.
제네시스 고유의 디자인인 '지-매트릭스(G-Matrix)'를 헤드·리어 램프 및 전용 휠에 적용해 강한 선과 풍부한 볼륨감의 균형 잡힌 비례로 고급스러움을 부각시켰다.
G90는 3.3 터보 / 5.0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마크 델 로소 제네시스 북미 담당 CEO는 “미국에서 10월까지 제네시스 판매량이 전년대비 81% 증가했다”며 “G90 출시를 계기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미니·폭스바겐·아우디·포르쉐 전기차 신차 첫 공개
이날 미국산 브랜드 중에 가장 눈길을 끈 건 포드 첫 전기차 '머스탱 마하-E'이다. 현지 언론들은 차량 외관이 '머스탱'과 닮지 않았다는 혹평을 쏟아냈지만, 포드의 전동화 전략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냈다.
2021년 출시 예정인 '머스탱 마하-E(GT 트림)'는 98.8㎾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후 최장 380㎞를 달릴 수 있다. 전기모터 성능은 최고 460마력, 최대 84.4㎏·m의 힘을 내며 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4초 이하로 설계됐다.
아우디는 쿠페형 디자인의 순수 전기차 'e-트론 스포트백'의 양산형 모델을 최초 공개했다. e-트론 스포트백은 4도어 스포트백 형태로 쿠페의 우아함과 전기차의 진보적인 이미지를 결합시킨 형태다. 동력계는 앞서 출시한 '아우디 e-트론'과 동일하게 제작됐다.
두 개의 고성능 전기모터를 넣어 최고출력 355마력을 발휘하고 부스트 모드를 사용하면 최고 402마력까지 늘어난다. 전자식 상시 네바퀴굴림 시스템과 트랙션 컨트롤이 주행 안정성에 힘을 더한다.
미니도 브랜드 최초의 배터리 전기차 '뉴 미니 쿠퍼 SE'를 처음 공개했다. 미니 특유의 디자인과 개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친환경 파워트레인 기술이 적용됐다. 184마력의 힘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걸리는 시간은 6.9초에 불과하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가능한 거리는 235~270km이며 내년 3월 미국에 출시될 예정이다.
포르쉐는 고성능의 스포츠 전기차 '타이칸 4S'를 최초로 공개했다. 순수 전기차의 장점을 살린 타이칸의 엔트리 제품이다. 배터리 용량, 성능에 따라 최고 530마력과 571마력 두 개 트림으로 구성된다. 모두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4초가 소요된다. 최고속도는 250㎞/h다.
주행가능거리(WLTP 기준)는 퍼포먼스 배터리가 407㎞,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가 463㎞다. 최대 충전 용량은 각각 225㎾와 270㎾다.
현대차도 이날 아이오닉 기반의 BEV를 포함해 PHEV·HEV(하이브리드카) 신차 3종을 공개했다.
로스엔젤레스(미국)=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