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이 지난 8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하며 시장 둔화 추세가 지속됐다.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침체가 이어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20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9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10.0GWh로 작년 동월 대비 10.5%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사용량이 30.7% 급감한 4.4GWh에 그쳤다. 정부 보조금 축소와 경기침체 확산 등 여파가 이어지면서 현지 전기차 판매 침체가 이어졌다.
미국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도 2.0GWh로 27.3% 급감했다. 경기 침체 등 요인으로 테슬라를 필두로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판매가 줄어들었다. 반면 유럽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두 배 넘게 급증해 미국을 넘어섰다.
전기차 유형별로는 하이브리드차(HEV) 사용량이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BEV와 PHEV 사용량이 모두 감소했다. 세계 양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BEV와 PHEV 판매량이 감소한 데에 따른 것으로 SNE리서치는 분석했다.
다만 올해 1~9월 누적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81.4GWh로 전년 동기 대비 46.0% 증가했다.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급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최근 2개월간의 감소폭을 상쇄했다. 하지만 누적 증가폭은 당분간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최근 중국과 미국 시장이 침체되면서 전기차와 배터리 성장세가 꺾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향후 국내 업계는 시장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착실하게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