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향후 5년간 현재 2.5배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순환경제' 체제 구축을 위해 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 산업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지난 18일 포항시청에서 경북TP 주관으로 열린 '차세대 배터리 포항포럼 2019'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전기차 배터리 산업 확대와 함께 국내에 리사이클링 생태계를 키우는 것이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손정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전기차 폐배터리를 잘못 관리하면 화재나 폭발에 위험이 있고 코발트, 니켈, 리튬 등 중금속에 따른 환경오염 우려도 있다”면서 “재사용을 통해 배터리 수명을 늘리고 재활용으로 원재료를 생산하는 '순환경제' 체제를 구축하면 유가금속 회수로 경제성을 높이는 동시에 환경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포항에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을 위한 규제자유특구가 지정됐다. 특구로 지정된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와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서는 다양한 배터리 관련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며 특구와 취지와 목적에 따라 실증센터 등 다양한 사업이 추진된다.
김수연 에코프로GEM 대표는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 배터리팩 가격을 낮추는 것이 업계 숙제가 되고 있다”면서 “원료를 제품화하고 이를 다시 원료로 추출하는 재순환 체계가 완성되면 가격 경쟁력을 높여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문호 에코프로비엠 부사장은 “15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배터리 시장에서 양극재와 배터리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스크랩(부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1~1.5% 정도인 만큼 이미 1조원 규모 리사이클링 시장은 형성돼있는 셈”이라며 “가치가 높은 코발트, 니켈 등 원재료를 사용하는 양극재 업체들이 리사이클을 통한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은 배터리 재생 기술력을 가진 중국 GEM과 내년 포항에 배터리 리사이클 합자회사를 설립한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하는 포스코케미칼도 블루밸리 국가산단에 음극재 공장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성녹영 중기벤처부 규제자유특구기획총괄과장은 “중국 등 해외 자원 의존도가 높고 이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되고 있다는 점이 국내 배터리 산업 발전에 장애 요소가 되고 있다”면서 “배터리 리사이클은 자원의 효율적 활용 측면에서 산업 전반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가 큰 만큼 지자체, 연구기관, 기업 간 전방위 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