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과 정부의 인공지능(AI) 관심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AI를 블록체인처럼 새 용어 수준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AI는 유행어가 아니라 모든 산업과 사회 변화를 이끄는 본질이자 핵심이다. AI가 기업과 국가 비전, 목표가 돼야한다.”
김진형 중앙대 석좌교수는 기업, 정부, 국회 등 산업 이해관계자가 AI 본질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을 거쳐 초대 인공지능연구원장을 역임했다. 3년 전 알파고 대국 당시 국내에 AI 기술과 산업 중요성을 설파, AI 산실 인공지능연구원 설립을 주도했다.
김 교수는 “정부나 국회 등 대부분 관계자가 AI를 블록체인, 클라우드처럼 여러 신기술 가운데 하나 정도로 생각한다”면서 “AI는 기업, 정부 모두에게 혁신을 이끄는 핵심 도구이자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모두가 AI로 혁신해야 하는데 AI를 사용하기 어렵다면 혁신이 늦춰지고 AI 사용수준에 따라 격차가 발생한다”면서 “AI 개발자뿐 아니라 의료, 금융 등 산업현장에서 누구나 기본 개념을 익히고 개발자와 소통하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현장에서 AI 접목과 활용이 활발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와 기업은 AI 인재양성에 주력한다. 김 교수는 “AI와 현업 능력을 더한 'AI+X'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면서 “대학도 기초 코딩 교육 외에 AI관련 기초 교육도 다양한 전공 학생에게 가르쳐야한다”고 말했다.
미국, 중국, 프랑스 등 주요국이 앞다퉈 AI 기술 개발에 투자한다. 김 교수는 일본 사례를 주목한다. 최근 해외에서 열린 AI 행사에서도 일본 사례는 여러 나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그는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AI를 바라보지만 일본은 '소사이어티 5.0'이라는 슬로건 아래, AI로 해결 가능한 사회 문제에 우선 집중한다”면서 “노령화 사회, 인구 감소 등 앞으로 등장할 사회 문제를 정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AI 기술 개발, 투자 등을 논의한다. 국민이 직접 체감할 AI 기술이라 국민 호응도 높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기술 논의에 앞서 어떤 사회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살펴보고 해결 우선순위와 접목 가능한 기술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AI 기술과 서비스는 다양하다. 각국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전략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일본은 센서, 로봇 등 강점 분야를 우선으로 AI를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면서 “우리나라도 반도체, 가전 등 우리나라가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에 AI를 접목해야 세계적 기업보다 더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고 경쟁에서도 승산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AI국을 새롭게 신설한 점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기존 소프트웨어국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집행해야한다”면서 “개인정보보호 등 여전히 AI 산업 발전 발목을 잡는 관련 규제 개선을 동반해야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산업 전반에 AI 기술·서비스 개발이 탄력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