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영 삼성전기 부사장 "MLCC 인프라 구축으로 미래 '세라미스트'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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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영 삼성전기 컴포넌트솔루션사업부 부사장 <사진=삼성전기>

유진영 삼성전기 부사장이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기술 발전을 위해 '미래 세라미스트' 육성을 강조했다. 기술 변곡점을 맞은 세계 MLCC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탄탄한 연구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유진영 삼성전기 컴포넌트솔루션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세라믹학회 행사에서 MLCC 인프라의 중요성에 대해서 설명했다.

유 부사장은 현재 일본이 갖춘 경쟁력의 근원으로 '세라믹벨트'를 꼽았다. 그는 “전통적으로 일본 교토 지역이 세라믹 지역”이라며 “일본의 엄청난 세라믹 업체들이 이곳에 모여 있어 자연스럽게 학계 연구로도 이어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내에는 전자 소재나 세라믹 분야 발전이 상대적으로 늦어서, 인프라가 많이 약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유 부사장이 세라믹벨트를 언급한 것은 삼성전기 주력 제품인 MLCC 주재료가 세라믹이기 때문이다. MLCC는 전극과 흙과 돌을 구워서 만든 세라믹을 0.4마이크론미터 두께로 1000층 정도 쌓아올린 부품이다.

전자제품에서 불필요한 신호를 차단하는 노이즈 제거가 주요 임무다. 댐처럼 전기를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흘려보내는 역할도 한다.

글로벌 MLCC 시장은 수년 전까지만 해도 무라타, 교세라 등 일본 주요 부품 기업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 그러나 10년 전 세계 시장에서 4위였던 삼성전기는 현재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격차를 좁혔다.

유 부사장은 “어렵고 힘들게 올라왔지만 여전히 1위 업체와 격차는 있다”면서도 “시장에서는 선두 업체와 대응할 수 있는 회사라고 인정하면서 삼성전기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MLCC 업계가 변곡점을 맞이했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부품을 개발해야 했기 때문에 가볍고 부피가 작은 '경박단소' 제품을 양산하는 것이 회사의 과제였다. 그러나 미래에는 신뢰성을 확보한 MLCC가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단순히 제품을 작게 만든 제품이 아닌 극한의 환경에서도 초고용량을 구현하는 하이엔드 MLCC가 각광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주요한 이유는 자동차 사업 발전에 있다. 자율주행과 전기자동차 발달로 차 한대에 1만5000개 이상의 MLCC가 쓰일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유 부사장은 “전장,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이 한꺼번에 기술 변곡을 요구하고 있다”며 “기술 위주로 발전해야 높은 가격의 사업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변곡점이 있을수록 좋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새로운 IT 시장과 자동차 MLCC 분야에서 1위 업체와 경쟁할만큼 프리미엄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이 유 부사장의 설명이다.

내년 상반기 가동이 목표인 중국 전장용 MLCC 공장도 미래 제품을 대비하는 포석이다.

그는 미래 기술 대비를 위해 인프라 구축과 인력 확보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진영 부사장은 학회에 모인 세라믹 전문가들에게 “일본만큼 막강한 인프라를 갖춘 곳이 국내에 많지는 않지만 인력을 배출해주시면 저희도 세계 시장에서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또 그는 “열심히 사업을 키워서 대학과 교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끔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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