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창고형 할인점' 심상찮은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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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

고성장세를 유지하던 창고형 할인점 수익성 악화가 심상치 않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대형마트를 대체할 신성장동력으로 꼽혀왔지만 최근 들어 실적이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마트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59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36.3% 하락했다. 본업인 할인점보다 수익성 낙폭이 컸다.

영업이익률도 2.5%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4.5%와 비교하면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진다. 트레이더스가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2016년 이후 4년여 동안 영업이익이 역신장한 경우는 3개 분기에 불과하다. 문제는 그 세 번이 모두 최근 1년 새 몰려있다는 점이다.

특히 영업이익이 분기연속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트레이더스는 지난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10.6% 감소한 바 있다. 이 같은 수익성 하락의 주된 원인은 판매관리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3분기 트레이더스 매출총이익은 1072억원으로 작년보다 14.4% 늘어났다. 매장 수가 늘면서 매입단가를 낮춘 덕이다. 그러나 판관비로만 무려 913억원을 사용했다.

공격적 프로모션으로 마케팅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트레이더스는 국민가격 프로모션에서 가전 등 주로 단가가 높은 상품을 할인 판매하며 더 큰 출혈비용이 발생했다. 매출 성장도 점포수 확대에 의존할뿐 기존점은 부진하다. 올 3분기 트레이더스 기존점 매출은 오히려 작년보다 3.0% 줄었다. 지난해 3분기에는 기존점 매출이 11.7% 증가했었다.

문제는 창고형 할인점 수익성 악화가 트레이더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경쟁업체인 코스트코 역시 외형 성장세와 달리 영업이익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2018년 회계연도(2018년 9월1일~2019년 8월31일) 영업이익이 1345억원으로 전년대비 21.7% 감소했다. 코스트코 역시 매출총이익은 늘었지만 판관비도 540억원가량 뛰었다. 영업이익률은 3.2%로 낮아졌다.

창고형 할인점도 포화상태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최근 부산에 18호점을 오픈했고 코스트코도 한국 매장수가 16개로 불어났다. 양사의 출혈경쟁은 격화될 전망이다. 트레이더스는 2022년까지 점포수를 28개까지 늘릴 계획이고, 코스트코 역시 김해·청라점 추가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롯데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 빅마켓은 현상유지에만 급급한 실정이다. 빅마켓은 2014년 5호점을 연 이후 현재까지 추가 출점이 전무하다. 수익성 부문에서 오히려 대형마트가 낫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창고형 할인점 미래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나온다. 물건을 벌크로 들여와 대용량 묶음 판매를 통해 단가를 낮추는 사업 모델인 만큼, 1인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인구구조 변화에 비춰봤을 때 장기적인 성장세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발 업체들의 사업을 유심히 지켜본 후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홈플러스가 1인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 상품과 대용량 상품을 동시에 선보이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선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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