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멕시코를 방문하고 귀국한 문희상 국회의장이 12일 오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교섭단체 정례회동을 갖는다. 여야가 원내에서 협상 동력을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5당 대표가 만찬회동을 가졌지만 실무 권한을 쥔 원내 협상은 가시밭길이다.
513조 슈퍼예산과 사법·선거개혁, 민생경제법안 처리 등 시급한 현안을 두고 대치중인 여야는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과 김재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자유한국당)의 막말 파문으로 좀퍼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은 당초 11일 예정이었으나 문 의장 귀국에 맞춰 하루 연기됐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본회의 일정 등 국회 내에서 처리할 현안이 많아 원내대표들이 의장 귀국에 맞춰 회동 일정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각 당은 원내대표 회동을 하루 앞둔 10일 오전 최고위원회부터 날을 세웠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를 시작한 국회 예결위 예산소위는 김재원 예결위원장의 막말 파문으로 파행됐다. 국회 선진화법상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사법·선거개혁 법안 처리를 둘러싸고도 평행선을 달렸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500조원 이하 예산 삭감 발언에 '서민 등골 브레이커'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일자리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한국당이 서민 등을 휘게 하는 진짜 등골 브레이커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도 물러서지 않았다. 임기 반환점을 맞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에 화력을 집중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전날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등 이른바 '청와대 3실장' 기자회견을 겨냥해 “낭떠러지로 향하는 고속도로임을 알고도 엔진을 더 세게 밟겠다는 것”이라고 혹평을 쏟아냈다. 정부의 정책 실패 폭주를 막기 위한 집권 후반기 첫 번째 과제가 예산심의라면서 총선용·선심성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여야가 원내에서 기싸움을 벌이면서 12일 회동에 관심이 모아진다. 당장 11월 본회의 일정 확정이 시급하다. 선거개혁(27일), 예산안(12월 2일), 사법개혁(12월 3일) 본회의 부의 시점도 예정돼 여야 모두 협상 테이블을 오래 비우진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관련해 본격적으로 깊숙한 얘기를 주고받지 않으면, 다음주 지나 그 다음 주부터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 십상”이라고 야당과의 현안 논의를 예고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