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분야 규제 샌드박스 1호 사업 '반반택시'가 순항 중이다. 택시 손님이 같이 타는 '동승'이 비즈니스 모델이다.
반반택시 운영사 코나투스는 서비스 출시 3개월 만에 가입자 3만명을 달성했다. 호출 수와 탑승 건수는 매주 3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용자 재호출율은 40% 수준이다. 5분 이내 거리 승객끼리만 매칭시키고, 동승 시 이동거리가 15분 이상 걸리는 경우를 제외한 점이 이용자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연내 10만명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한다.
반반택시는 법으로 금지된 '합승' 대신 승객 자발적 의지로 '동승'하는 시스템을 IT 기술로 구축한 플랫폼이다. 같은 방향 택시 승객을 미리 확보해 매칭하는 기술로 특허를 등록했다. 승객은 승차난이 심한 지역에서 비교적 쉽게 택시에 탑승할 수 있다. 최대 3000원 호출료를 추가로 내야 하지만 동승객과 나눠 내는 택시비 만큼 요금을 아낀다. 이용자는 10월 기준 평균 1만7000원 요금을 절약했다.
플랫폼 수수료 1000원을 빼고 기사는 최대 5000원 추가 수익을 얻는다. 승차거부를 줄이는 인센티브로 부족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데이터에 근거한 금액 산정이다. 지난해 연말 서울시는 택시 수요가 많고 승차거부가 집중되는 지역에 '택시승차대'를 임시로 운영했다. 승차거부 없이 승객을 태우는 조건이 5000원이었다.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는 “당시 택시기사들과 인터뷰했던 데이터, 그리고 반반택시가 택시 확보 영업을 하면서 조사했던 데이터가 5000원 수준이었다”며 “금액이 더 높아지면 좋겠지만 승객 입장에서 동승요금 메리트도 고려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한 달 동안 반반택시는 상위 10% 택시기사 기준 월급 외 평균 5만2000원 추가 수익을 올려줬다.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기사는 약 15만원을 추가로 얻어갔다.
사업 확장 걸림돌은 여전히 규제다. 당초 코나투스는 서울·경기 전체 지역으로 실증특례를 신청했으나, 허가는 승차난이 심한 서울 일부 지역만 났다. 시간도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로 한정됐다. 이용자 확장에 한계가 있다. 반반택시를 이용했던 고객이 다시 이용하려 해도 적용 지역이 아닌 경우가 적지 않다.
현재 반반택시 호출 대비 운송 성공률은 50% 수준이다. 통상 심야시간 택시 성공률이 30% 이하인 것을 고려하면 높은 편이지만, 반반택시 역시 순수 동승 성공률은 아니다. 10분 이상 동승자를 못구하면 코나투스 측이 지원하는 '이벤트 콜'이 포함된 수치다.
김 대표는 “크리티컬 매스(임계질량)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유저베이스가 늘어나야 같은 방향 승객이 많이 생긴다”며 “정확한 목표 수치는 아직 공개하기 어렵지만, 달성 시점은 내년 초중순 정도로 본다”고 말했다.
호출 성공률과 대기 시간을 줄이려면 이용자가 늘어나야 한다. 서비스 지역과 시간 범위를 넓혀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승차난이 심한 오전 출근시간대, 세종시나 예비군 훈련장 등 다양한 지역에 동승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 낮 시간대 플랫폼 사용률도 높이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시간·지역 확대에 대한 논의는 6개월마다 가능하다. 내년 2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김기동 대표는 “사실 정부가 원하는 6개월 간격은 기업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길게 느껴진다”며 ”규제 샌드박스가 잘 안착되려면 성공 사례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전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