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롯데주류 '처음처럼', 17도 벽 깬다…16.9도 도수 인하

Photo Image

롯데주류의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이 알코올 도수를 인하하며 본격 '16도 소주' 시장을 연다. 독한 소주보다 부드럽고 순한 맛을 찾는 소비자 요구에 맞춰 확산되고 있는 저도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주력 제품인 '부드러운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17도에서 16.9도로 0.1도 낮춘다. 롯데주류의 알코올 도수 인하는 2018년 4월 17.5도에서 17도로 0.5도 낮춘 뒤 약 1년 7개월만이다. '진한 처음처럼'(20도)과 '순한 처음처럼'(16.5도)의 도수는 유지된다.

롯데주류는 도수 인하와 함께 제품 라벨도 소폭 변경할 예정이다. 도수가 바뀌는 만큼 새로운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롯데주류는 이달 중순 제품 생산을 시작해 물량을 확보한 뒤 재고분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12월 초 시장에 유통한다는 계획이다.

무학의 '딱좋은데이'를 비롯해 롯데주류의 '순한 처음처럼', 하이트진로의 영남 지역 전용 제품 '참이슬 16.9도' 등 16도대 소주가 출시되고 있지만 전국구 소주의 메인 브랜드가 17도 벽을 깼다는 점에서 다양한 의미와 상징성을 가진다는 평가다.

과거 25도 독주에서 알코올 도수는 2006년 20도, 2014년 19도, 2014년 18도 벽이 무너지며 현재 17도까지 내려왔다. 업계에서는 소주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타 주종과 차별화를 위한 요인 등의 이유로 17도가 소주 도수 인하의 마지노선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계속되는 저도주 열풍에 처음처럼이 17도 벽을 깬 것이다.

주세법상 알코올 도수 0.3도까지는 오차를 허용하고 있으며 단 0.1도 도수를 낮추는 것이지만 시장에서 많은 반항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알코올 도수 16.9도 이하의 주류는 심야시간(저녁 10시 이후) TV에서의 광고가 가능해 롯데주류는 광고 등을 활용해 본격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처럼은 줄곧 참이슬 후레쉬보다 낮은 도수를 유지하며 부드럽고 순한 소주라는 점을 강조해온 만큼 16도 소주와 17도 소주 차이를 부각하는 마케팅 활동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뉴트로 제품 '진로이즈백'의 인기에 대응하기 위한 의도로도 풀이된다. 진로이즈백은 16.9도의 알코올 도수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지상파·케이블 TV 등에서 광고를 진행하고 있어 이를 견재하기 위해 도수 인하라는 카드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업계 저도주 트렌드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며 “처음처럼이 도수를 낮춘만큼 하이트진로 등 경쟁 업체들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진다”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