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국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음성 상담 서비스인 'AI 음성봇'를 확대 적용한다. AI가 실제 상담사처럼 소비자 말을 듣고 대답하는 서비스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미국 내 AI 음성봇 서비스를 내년 초 TV, 냉장고 상담에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냉장고는 1월, TV는 1분기 내 적용한다. 지난 8월부터 스마트폰에 적용했던 AI 음성 상담 서비스를 대형가전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AI 음성 상담이 성공적이라는 내부 판단 때문이다.
AI 음성봇은 지난 7월 국내에 먼저 시행했다. AI가 소비자 목소리를 인지해 그에 맞는 음성 답변을 내놓는 방식이다. 전원, 충전, 배터리 등 질문 빈도가 높은 항목을 중심으로 음성봇을 적용했다. 국내에서는 에어컨 상담에 처음 도입됐다. AI 음성봇은 에어컨 상담 수요가 몰리는 7~9월 3개월간 상담 6만건을 소화했다. 미국에서는 스마트폰 상담 전체 문의 중 30%를 AI 음성봇이 담당한다.
도입 초기지만 상담 성공률은 상당하다. 미국에서 AI 음성봇이 처리한 상담 가운데 50%가량은 추가 문의 없이 마무리됐다. 고객만족도 평가에서는 채팅 기반 AI 상담서비스인 '챗봇'보다 만족도가 높았다. LG전자는 올해 연말까지 AI 상담 성공률을 80%까지 높일 계획이다. 기존 콜센터와 달리 AI 음성봇은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한다.
AI 음성봇 수준을 강화시키기 위해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것도 효과를 봤다. 상담 사례가 늘어날수록 AI 음성봇 자연어 인식률이 높아진다. 소비자의 다양한 억양, 발음, 말투를 학습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글로벌 가전시장 공략을 위해 스마트 기술 도입을 과감하게 도입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들보다도 움직임이 빠르다. 일찌감치 프로액티브서비스를 미국 현지 시장에 도입했다. 프로액티브서비스는 가전이 기기 상태를 스스로 점검하고, 소모품 교체 주기에 맞춰 자동 주문한다. 연내 유럽에도 서비스를 출시한다.
국내와 다르게 해외시장에서는 국내 수준 사후관리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기 어렵다. 현지 브랜드 경쟁에서 해외 브랜드가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다. LG전자는 AI와 IoT와 같은 스마트 기술을 도입, 물리적 한계를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AI 음성봇은 80여 언어 음성인식이 가능하다.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하는 데 유리하다”면서 “AI 음성봇 적용 품목, 국가를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관련 기술 개발 역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