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보수통합 논의기구'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당내와 당 외에 통합 기구를 만들어 두 방향에서 논의하고, 필요하면 '자유한국당' 간판도 바꿔 달겠다고 선언했다. 총선을 앞두고 보수 '빅텐트론'을 천명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총선 일정을 감안할 때 통합 논의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이제 물밑에서 하던 논의를 본격화하고 과정마다 국민 뜻을 받들어 반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를 위해 당내 통합 논의기구를 설치하겠다”며 “자유 우파의 모든 뜻있는 분들과 함께 구체적인 논의를 위한 통합 협의기구의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 협의 기구에서 통합 정치세력의 가치와 노선, 통합의 방식과 일정이 협의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총선승리를 위해서는 자유우파와의 대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탄핵 과정에서 보수가 분열되고 정권을 내주고 두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되면서 자유우파 정치권 전체에 엄청난 정치적 상처가 생긴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감정의 골도 깊게 패었다”고 인정했다.
그는 “독선적이고 무능한 좌파정권 막아내지 못한 책임에서 우리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자유 우파의 정치인들 모두는 이 정치적 실패에 대한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묻는 성찰의 자세를 먼저 가다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우리가 추진하는 통합은 과거로 돌아가는 통합이 아니라 미래로 향하는 통합이어야 한다”며 “이제 분열의 요소들을 정치 대의의 큰 용광로 속에 녹여내는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우리공화당 등과 보수 통합 시사
황 대표는 바른미래당·우리공화당 등과 통합 논의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와도 직·간접적인 소통을 해왔고, 협의를 해왔다”며 “헌법 가치를 공유하는 모든 정치 세력과 통합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여러 경로를 통해서 자유민주 세력과 협의를 계속해왔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우리공화당과도 직·간접적인 논의들을 나눈 바가 있다. 큰 틀에서 '대의'를 이야기 했는데 문재인 정부 심판을 위한 자유 우파, 자유 민주 세력의 통합이 필요한 때”라며 “구체적인 항목, 협의 항목에 대해서는 (보수의) 틀 안에 모이게 된다면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목표는 문재인 정부의 좌파 폭정을 막는 것이다. 그래서 자유 대한민국을 되살리는 것”이라며 “그것에 뜻을 달리할 우파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두고 바른미래당과 우리공화당은 입장이 다른 상황이다. 황 대표는 “탄핵에서 자유로운 분들은 없다”며 “과거를 넘어서 미래로 가야 한다. 그 안에 답이 있다”고 말했다.
통합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통합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지금은 총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며 “그 시기가 늦으면 통합의 의미도 많이 감쇄될 수밖에 없다. 조기 통합이 이뤄지길 기대하면서 그렇게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필요하면 한국당 간판 바꿔
황 대표는 “자유우파가 모일 수 있는 '빅텐트'는 우리 자유 대민을 살려내는 것이다. 살려내되 헌법 가치에 충실하게 살려내야 한다”며 “한국당도 있고 바른미래당이나 우리공화당도 있으며, 시민사회도 있다. 이런 분들과 그동안 여러 논의를 했고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각자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하나씩 논의하면서 국민들께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당명 변경도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황 대표는 '한국당 간판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라를 살리기 위한 대통합에 필요한 일이 있다면 저희는 폭넓게 뜻을 같이 모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간판 변경) 부분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우선 당내에서 소통도 일부 하고 그러면서 협의를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