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업체와 위탁계약을 맺은 배달기사도 업무 형태에 따라 근로자로 인정할 수 있다는 고용노동청 판단이 나왔다.
5일 배달원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에 따르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북부지청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 자회사 플라이앤컴퍼니와 계약한 배달기사들이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체불임금 진정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된다'고 통지했다.
해당 배달기사들은 요기요가 자신들을 개인사업자로 명시해 계약을 체결했으나 실제로는 '위장도급' 형식으로 지휘감독을 행사했다고 주장해 왔다. △정해진 장소에 출퇴근 의무가 부여된 점 △점심시간까지 일일이 체크한 점 △타 지역 파견을 포함한 업무지시를 받은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라 기사들은 기본급 이외에 주휴·연장·야간·휴일 수당으로 하루 4만1400원씩 임금체불이 발생했다고 보고 지난 8월 노동부에 근로자성 인정 및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진정을 제기했다. 반면 요기요 측은 여타 배달대행과 같이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했고, 지휘감독을 행사하지 않았으므로 근로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다만 이번 진정에서 주휴수당 등의 지급요구는 인정되지 않았다. 노동청은 기사들이 근로자는 맞으나 체불임금은 없다고 판단했다. 배달기사들은 이에 반발해 추가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라이더유니온 측은 “그간 플랫폼업체는 출퇴근 관리나 업무지시 등 본인들이 필요한 일에 대해 철저한 지휘감독을 행사하면서도 법적으로는 개인사업자라며 4대보험·수당·퇴직금 등을 절감해 왔다”며 “이번 노동청의 판단을 토대로 플랫폼업체의 위장도급 행태를 근절하는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