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나노 셔터'로 '1조분의 1초' 전기신호 찰칵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심흥선 물리학과 교수팀이 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NTT) 연구소, 영국국가표준기관(NPL) 연구소와 함께 나노 전기소자 내부에서 전자가 보이는 피코초(1조분의 1초) 수준 초고속 움직임을 관찰하는데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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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 상태 나노 셔터를 이용해 나노 전기소자 내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전자를 측정하는 방법

그동안은 전기소자 내 전기신호를 실시간 관측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전자가 나노미터(㎚) 이하 크기 소자 안에서 초당 10~100㎞ 속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전기소자 옆에 '나노 셔터'를 부착하는 것으로 이런 어려움을 해소했다. 나노셔터는 연구팀이 고안한 것으로, 공명 상태를 갖는 것이 특징이다. 공명 상태는 양자역학 개념으로, 전자와 에너지 준위가 같은 상태를 뜻한다. 이 경우 전자가 소자를 통과하게 되는데, 나노 셔터로 이 전자를 관측할 수 있다. 전자가 셔터 근처에 도달한 시점을 파악하면 전자 움직임을 알 수 있다.

연구팀은 단일 전자를 정해진 주기로 발사하는 '양자점 전자 펌프'와 나노 셔터를 이용해 전자를 관찰했다.

이 결과로 양자점 전자 펌프 안에서 250기가헤르츠(㎓)에 달하는 막대한 진동수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10㎓ 이상 진동수를 가진 전자 움직임을 포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심흥선 교수는 “양자역학 상태를 제어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나노 셔터는 전자 양자역학 근본원리를 탐구하는 데에 활용될 뿐만 아니라 전류 표준, 초정밀 전자기장 센서, 초고속 큐빗 제어 등 차세대 양자정보 소자에 응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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