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벅스가 '고음질 대중화'에 승부수를 던졌다. 국내 음원업계에 만연한 출혈경쟁에서 탈피하겠다는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음원 서비스 시장은 저가 마케팅 경쟁이 1년여 이상 지속 중이다. 첫 달 무료, 월 이용료 100원 마케팅을 앞세운 가입자 뺏기가 반복되고 있다. 시장이 포화 상태라 이동통신 시장처럼 신규 가입자를 창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루는 재화가 같고 플랫폼 간 기술 격차도 거의 없는 점도 원인이다.
강신윤 NHN벅스 마케팅 팀장은 “최근 상황은 크게 우려된다. 저가 정책으로 모은 가입자가 정상가 환원 시점에 유지가 되겠느냐”며 “다른 플랫폼에서 프로모션하면 다시 이동하게 된다. 악순환 반복이고 시장 성장을 방해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벅스는 다른 서비스처럼 통신사 결합할인 혜택은 줄 수 없다. 대신 오래 쓸수록 좋은 서비스가 되려한다”며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이용자 만족도는 벅스가 항상 최고, 들어오면 이용자가 머무른다. 10년째 정기결제 하는 이용자도 있다”고 덧붙였다.
가격 출혈경쟁 대안 중 하나로 NHN벅스는 고음질 음원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무손실 압축 포맷 음원인 플락(FLAC) 파일 서비스를 도입했다. 현재 1000만개에 가까운 플락 파일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소비자 접점을 늘리는 오프라인 이벤트를 병행한다. 이달 고음질 오디오쇼 '벅스 슈퍼사운드 코리아(BSK)'를 3년 연속 개최했다. 관람객도 매년 증가세다. 2017년 7500여명, 2018년 9000여명, 올해는 1만명 이상 행사장을 찾았다.
젊은층 관람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BSK는 20~30대 비중이 전체 66%에 달했다. 가족, 연인과 함께 방문한 사례도 많았다. 통상 오디오쇼는 중장년층 관람객 비중이 높다. 오디오 기기 대부분이 고가인 탓에 구매력 높은 소비자가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BSK 관람객을 포함 최근 나타나는 소비계층 변화는 고음질에 대한 대중 인식 변화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 NHN벅스 설명이다.
현재 오디오 시장은 양 극단으로 나뉜다. 디지털 음악 서비스는 범 대중적이다. 소비자 연령층이 대중음악을 즐기는 20~30대에 집중된다. 반면 하이엔드 오디오를 즐기는 중장년 연령층은 디지털 서비스 이용을 꺼린다. CD음원을 고집하는데다 서비스 계정 만드는 법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다.
NHN벅스는 이질적인 두 집단의 교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장년 소비자에게는 BSK를 통해 디지털 음원을 접하고 고정관념을 깨도록 돕는다. 동시에 고급 오디오 외에도 다양한 제품군을 부스에 배치해 저연령층 진입 장벽을 낮췄다. 올해는 다양한 체험 중심 행사에도 힘을 줬다. 고음질과 일반음질 구분 능력을 테스트하는 '골든이어스' 행사에 1000여명이 몰렸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