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3분기 매출을 늘리고도 쎄타2 엔진과 관련된 품질 비용 9000억원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둔화됐다. 지난해 3분기 최악의 실적을 낸 기저효과에도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현대차 3785억원, 기아차 2915억원에 그쳤다.
24일 현대차는 3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액 26조9689억원, 영업이익 378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매출액 15조895억원, 영업이익 2915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실적에 쎄타2 엔진과 관련한 품질 비용이 현대차 6000억원, 기아차 3000억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현대차 영업이익은 7분기 만에 1조원대를 회복한 지난 2분기보다 69.4% 급감했고, 영업이익률은 1.4%에 머물렀다. 다만 기저효과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31.0% 증가했다. 기아차 영업이익도 전 분기 대비 45% 줄면서 영업이익률은 3.4%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3분기에도 엔진 리콜과 관련한 품질 비용으로 3000억원을 반영함에 따라 영업이익이 2890억원에 그쳐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이 도입된 이후 분기 기준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3분기 현대차 글로벌 판매는 110만336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국내에서는 신차 출시를 앞둔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줄어든 16만3322대를 판매했다. 해외에서는 중국 시장 부진 지속, 인도 시장 산업수요 위축 심화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94만40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 글로벌 판매는 0.6% 증가한 69만1151대를 기록했다.
3분기 현대차 매출액은 팰리세이드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중심의 판매 확대, 미국 시장 인센티브 절감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26조968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율은 SUV 차급 비중 상승과 원화 약세 등의 영향이 더해지며 전년 동기 대비 1.3%포인트 낮아진 83.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 매출액은 7.2% 늘었다.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 현대모비스는 3분기 매출액 9조4449억원, 영업이익 6039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1%, 영업이익은 30.6% 늘었다. 주력 사업인 모듈·핵심부품 부문 매출이 7조51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늘면서 전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고객 만족도 제고와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쎄타2 엔진 평생 보증과 미국 집단 소송 화해를 추진했다”면서 “관련 비용에는 기존 실시 중인 캠페인 확대 적용 등 선제적 품질 관리를 위한 비용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3분기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음에도 제품 믹스 개선, 수익성 중심의 경영 활동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4분기 중 국내 시장에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과 제네시스 GV80 신차 출시, 팰리세이드 증산 효과 등이 더해지며 향후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