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의 노력과 관심으로 이 생소한 기술이 주목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처럼 관심이 이어져 기술을 계속 고도화할 수 있기 바랍니다.”
이대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진단치료기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자신과 ETRI 연구진이 만든 기술이 주목받는 것에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이전부터 바이오 진단 칩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낸 연구자다. 다양한 질병을 탐지하는 칩 기술을 개발해 기술이전 10건, 코스닥 상장 기업 '수젠텍'을 비롯한 연구소기업 창출을 돕는 성과를 내기도 했는데, 최근 성과는 이를 뛰어넘는 관심을 끌고 있다.
날숨으로 폐 속 암세포가 만드는 유기화합물을 감지, 암 발병 가능성을 확인하는 '전자코'가 주인공이다. 현재 판별 정확도는 75%. 정확도를 더 높여야하는 과제가 남아있지만, 환자를 조기에 '스크리닝'하는 것은 손쉽게 할 수 있다.
이 책임연구원은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전자코 기술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30년 가까운 세월을 거슬러 올라 대학원 시절 은사의 도움을 받은 것부터가 시작이다. 국내 전자코 연구 선구자 이덕동 경북대 교수가 만든 센서기술연구소에 있을때부터 전자코 연구를 꿈꿨다.
그는 “막연하게 미래에 역할이 커지게 될 센서 분야를 연구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연구소에 들어갔는데, 이것이 지금의 성과를 이루는 계기가 됐다”며 “은사께도 최근에 이번 성과에 대해 연락을 드렸는데 많이 기뻐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 책임연구원은 당초 산업 분야에 활용하는 전자코에 관심을 가졌으나, 이내 바이오메디컬 분야 전자코 구현을 목표로 삼았다. 7남매 중 늦둥이 막내로 태어나 늘 몸이 편찮았던 어머니를 걱정하던 마음에서였다. 전자코가 고령 환자의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이렇게 바이오메디컬 전자코 구현을 목표로 두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큰 도움을 받게 됐다. 임상 데이터가 필수였는데, 이를 전임 서울대 원장인 전상훈 흉부외과 과장의 도움으로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임연구원은 “암은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면 생존율이 급상승하는 질병”이라며 “(전 과장은) 질병 조기진단 가능성, 첨단 기술에 대한 관심이 깊은 분으로, 많은 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세운 목표는 기술 고도화와 상용화다. 정확도를 90% 이상으로 끌어올려, 실제 진단이 가능한 전자코 시스템을 구현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그동안 받은 도움에 보답하고, 더 많은 환자를 돕고 싶은 마음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전자코 기술로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살리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성과가 나온다면 그동안 받은 도움에 보답하고, 보람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