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저출산 시대 유치원 무상교육을 위해 '누리과정'을 시행하고 있지만 실제로 유치원생 학부모들은 대학등록금보다도 더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치원 '학부모 부담금' 가장 비싼 곳은 한 해 865만원으로 올해 4년제 대학 연평균 등록금 644만원보다 220만원 이상 비쌌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2019년 1차 유치원 정보공시 원비 현황' 자료에 따르면, 만 5세아 기준으로 유치원 총 8,565곳 중 사립 유치원(3811곳)의 평균 학부모 부담금은 21만7516원이었다. 이는 국공립 유치원(4754곳) 1만1911원으로 국공립보다 18배나 비싼 것이다.
정부가 만3세~5세 누리과정 도입으로 '무상보육〃무상교육'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는 수업료, 급식비, 교재 재료비 등 교육과정 기본경비를 부담한다. 이 뿐 아니라 방과후 수업료와 교재재료비 등의 명목으로 별도로 부담하는 유치원비가 상당한 것이다.
전체 유치원 중 학부모 부담금이 가장 높은 순서로 보면, 서울 성동광진교육지원청 관내 A유치원이 67만8000원으로 가장 비쌌다. 그 뒤를 서울 성북강북교육지원청 관내 B유치원 67만833원, 인천 서부교육지원청 관내 C유치원 58만7916원 순이다.
국공립유치원은 경기 화성오산교육지원청 관내 K유치원이 3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경기 부천교육지원청 관내 L유치원 27만원, 인천 동부교육지원청 관내 M유치원 17만4327원 순이었다.
시도별로 보면 전체(국공립·사립) 8565개 유치원의 학부모 부담금은 서울이 평균 23만원, 대구 15만8000원, 부산 14만4000원 순으로 높았다. 학부모 부담금이 가장 적은 시도는 세종으로 6507원이다.
박경미 의원은 “정부가 저출산 시대에 유아학비로 인한 가계부담을 덜기 위해 '무상교육'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고액의 학부모부담금으로 인해 이를 체감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정부가 누리과정 지원비에 포함시킬 수 있는 항목을 확대하고 공·사립 유치원 비용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부모 부담금 상위 5개 사립 유치원 (만5세 기준)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