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배터리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의 전기차용 제품 출하량이 급증하며 내년부터 관련 매출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회사는 이에 대응해 공장 증설도 순차 진행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SK이노베이션에 공급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 출하량이 1분기 530톤, 2분기 710톤, 3분기 840톤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CSG(Core-Shell Concentration Gradient) 기술이 적용된 NCM 811(니켈·코발트·망간 비중이 8:1:1) 양극재를 SK이노베이션에 공급한다. 이 제품이 적용된 기아차 니로와 소울 판매량이 늘면서 4분기 CSG 출하량은 당초 예상보다 20~30% 늘어난 1300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오는 22일 포항에 신공장 CAM5를 준공한다. CAM5는 연산 2만6000톤 규모로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 2개 라인과 NCM 1개 라인으로 구성된다. 고객사 승인과 시운전을 거쳐 내년 2분기 양산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같은 부지에 비슷한 규모 신공장 CAM5N도 연내 착공할 계획이다.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단결정화, 입계코팅, 공정 최적화 기술 개발을 통한 고온특성, 출력, 수명 등 제품 고도화 노력도 지속한다. 범용 NCM 양극재와 4성분계(NCMA) 양극재도 개발하며 거래처 다변화를 노린다.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산화리튬, 황산니켈 등 전구체 원료 직접 생산부터 폐배터리 및 폐양극재 리사이클링 사업도 추진한다.
김병훈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4~5년 이내에 포항 양극활물질 생산능력을 연산 15만톤 규모 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포항에 전기차용 양극재를 중심으로 전구체 원료부터 리사이클링까지 집적단지를 조성하고 기존 오창 공장은 부가가치가 높은 다품종 소량생산 기지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코프로비엠은 3분기 매출 1521억원과 영업이익 9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3% 줄어든 수치다.
실적 부진은 지난해까지 가파르게 성장하던 전동공구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전동공구용 원통형 배터리 양극재 판매량 성장세가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비엠은 NCA 양극재를 주로 전동공구용으로 삼성SDI와 일본 무라타제작소, 대만 이원몰리 등에 공급한다.
니켈 가격도 연초 ㎏당 12달러 수준에서 최근 17달러 수준으로 오르면서 하이니켈계 양극재를 주로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의 타격이 컸다. 전체 실적 감소 속에서도 지난 분기 전기차용 양극재 매출은 31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3% 늘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