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카카오톡 비즈보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네이버와 페이스북이 우위를 점한 국내 온라인 광고 시장에 변화가 예상된다.
카카오는 7일부터 카카오톡 화면에 게시하는 비즈보드(이하 톡 보드)를 오픈베타테스트(OBT)로 전환했다. 불특정 다수 기업에 '톡 보드' 문호를 개방한 사실상 정식 서비스다.
톡 보드는 카카오톡 채팅창 상단에 노출되는 광고 상품이다. 기업은 이 공간을 활용해 체험형 이벤트를 열거나 구매 페이지로 이어지는 광고를 노출할 수 있다. 카카오톡은 월평균활성이용자가(MAU)가 4400만명이 넘는 국내 최대 인터넷 플랫폼 중 하나다.
카카오는 상반기부터 별도 선정한 이른바 '화이트 리스트' 기업을 대상으로 톡 보드를 테스트했다. 7일부터 모든 기업과 사업자를 대상으로 입찰 형태로 광고를 받는다. 광고주가 광고 플랫폼 카카오 모먼트를 통해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절차를 거쳐 노출한다.
한도 설정 시 톡 보드에서 집행할 수 있는 1일 최대 예산은 10억원이다. 광고주는 제한을 두지 않지만 대부업이나 혐오식품 등 특정 소재는 내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노출을 제한한다.
카카오에 따르면 톡보드는 이미 테스트 기간 중 국내 최고 수준 성과를 기록했다. 제한된 환경에서도 일 평균 2~3억 가량 매출을 기록했다. 참여 기업은 투입비용 대비 매출이 40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온라인 신선배송 유통업체 마켓컬리는 카카오톡 비즈보드 집행 이후 모바일 지면 클릭률이 타 매체 평균 약 2.5배를 기록했다. 회원가입 평균 전환율은 3배 이상 증가했다.
신작 영화 '나랏말싸미' '라이온 킹' 톡 보드 효율은 타 매체 일반 디스플레이 배너 대비 2배 이상 높은 클릭률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톡 보드 OBT를 기점으로 카카오톡 비즈니스 플랫폼화에 속도를 낸다. 이를 통해 현재 10% 이하인 기업 이익률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카카오 영업이익률은 2018년 4분기 0.6%를 기록한 후 2019년 1분기 3.9%, 2분기 5.5%로 개선되는 중이다. 하지만 인터넷 기업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여전히 낮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카카오 올 3분기 예상 매출액은 781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4% 늘고 지난 분기대비 6.6% 증가했다.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480억원으로 전년대비 56.4%, 지난 분기 대비 18.5%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광고 비수기지만 신규 광고상품 '톡보드' 매출 기여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네이버, 페이스북 등 경쟁사는 긴장한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광고에서 수년간 뛰어난 성과를 보인 페이스북이 지난 해를 기점으로 광고 지표가 하락세고, 네이버 디스플레이 광고가 분산된 수요를 흡수하는 형국이었다”면서 “톡보드는 이들 기업보다 단가가 비싸지 않고 노출 범위도 넓어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