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기업결합을 유료방송시장 경쟁 강화를 전제로 조건부 승인했다.
공정위는 1일 SK텔레콤이 신청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합병에 대한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각사에 발송했다.
공정위 사무처는 심사보고서에 양사 간 기업결합 승인을 전제로 시장 경쟁 저해 요소를 평가해 도출한 시정 조치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태광산업과 주식교환 방식으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법인을 탄생시킨다. 최대주주는 SK텔레콤(지분율 74.4%), 2대주주는 태광산업(지분율 16.8%)이 된다.
공정위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SK텔레콤의 시장 지배력 강화를 통한 이용자 피해를 우려, 상품 판매 형태를 일정 부분 제한하는 행태적 시정 조치를 부과한 것으로 관측된다.
SK텔레콤이 티브로드를 인수한 이후 아날로그 방송 요금을 일정 기간 인상할 수 없도록 하고, 티브로드 케이블TV 가입자를 IPTV로 강제 전환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사업 분리 매각 등 구조적 조치는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알뜰폰과 관련해 티브로드는 한국케이블텔레콤(KCT) 재판매 이외에 별도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 시정 조치를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공정위가 부과한 조건은 SK텔레콤과 티브로드 결합에 결정적인 제한을 부과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게 대부분의 평가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티브로드 합병 이후 가입자가 777만명(시장점유율 23.92%)으로 늘어난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630만명으로, KT(872만명)와의 격차를 좁히며 2위를 유지한다. 유료방송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강화하며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영상서비스사업자(OTT)와의 격차를 줄이게 된다.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에서는 유료방송 시장을 전국으로 획정할지 78개 지역 권역으로 판단할지가 핵심 쟁점이 됐다. 공정위는 유료방송 시장이 IPTV 위주로 재편되고 글로벌 OTT 영향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과거 권역별보다는 전국 단위 획정이 시장을 객관 파악하는 데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위원회도 '2018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에서 유료방송 시장 획정 평가에 전국 시장 기준 분석을 추가하면서 정책 근거가 확보된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공정위는 기업에 의견 검토 기간을 준 이후 전원회의 의결로 심사보고서를 확정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공정위 의결 결과를 참고하고, 방송통신위원회 사전 동의를 거쳐 양사 인수합병(M&A) 허가 여부를 최종 확정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공정위가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것은 맞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확인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심사 건에 대해 언급하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발표 직후인 2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업무 협약을 체결, 3월 공정위에 임의적 사전심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양사 간 계약을 마무리 짓고 5월 9일 본심사를 신청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