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이 아세안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하려면 시장별 중점 투자분야를 파악해 성공사례를 축적한 후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영주)는 19일 발표한 '신남방지역 무역 및 서비스 분야 진출 전략' 보고서를 통해 아세안 시장에 우선 진출할 유망 국가와 분야로 △인도네시아(물류) △베트남(도시 인프라) △미얀마(농업) △말레이시아(소비재) △태국(모바일 콘텐츠)을 꼽았다.
보고서는 “아세안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4%, 세계 교역량의 7.3%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으로 발돋움하면서 주요국가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나라별 상이한 경제상황과 협력수요를 고려해 거점국과 랜드마크 사업을 우선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조코 위도도 정부가 연임에 성공하면서 1기에 추진하던 물류 인프라 개선 정책이 지속적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한국의 우수한 물류 기업은 현지 정책을 십분 활용해 자원 물류, 프로젝트(건설) 물류, 냉장운송 등의 분야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은 최근 칸토, 하이퐁, 다낭 등 새로운 거점도시가 생겨나면서 국가 차원에서 도시 인프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기업은 인프라 자재 생산을 현지화하고 공장 관리자 및 노동자를 현지인으로 채용해 가격 경쟁력부터 확보해야 한다.
미얀마는 농업이 국내총생산(GDP)의 18%, 수출의 21%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산업이다. 미얀마 농가와 협업해 현지 토양, 작물 특성, 농촌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농업 투입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아세안 대표 프리미엄 시장이자 할랄 시장인 말레이시아 소비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국가 브랜드 제고를 통한 한국 제품 이미지 업그레이드, 소비그룹별 타깃팅 전략이 요긴하다.
태국은 동남아 국가 중 4세대 이동통신(4G) 네트워크 접근성이 가장 좋은 국가로 모바일 콘텐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언어, 결제방식을 현지화하고 급변하는 트렌드를 따라잡는 실시간 시장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심혜정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거점국가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이후에는 개별 국가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아세안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면서 “현지의 열악한 인프라 환경, 복잡한 법률 및 행정제도 등을 감안해 우리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문화 외교, 인적 교류 등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