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증권 전환 과정에서 실제 보유 물량의 1000배에 이르는 채권 매도 주문이 시장에 나오는 사고 발생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자증권제도 시행일인 16일 오전 9시 12분과 13분에 JTBC 회사채에 대한 매도 주문 300억원, 500억원어치가 각각 한국투자증권 창구를 통해 채권시장에 나왔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한 고객이 이 회사채 2000만원 어치를 한국투자증권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금액이 200억원으로 늘어난 것을 확인하고 이를 회사 측에 알리면서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회사 측은 주문을 취소해 매도 주문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거래가 이뤄졌을 경우 증권사 실수로 있지도 않은 유령 주식이 유통된 것처럼 큰 논란이 될 수 있었다. 증권 IT업계 관계자는 전자증권 전환 과정에서 시스템 전환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이번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전자증권제 시행으로 전산시스템을 바꾸면서 개발자가 타사 대체 채권 입고 시 설정을 잘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고객 지적으로 오류를 인지하고 관련 채권의 매매 및 입출고 정지 조치를 취해 거래는 체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시스템은 발행잔액(만기가 도래하기 전의 채권 잔액)을 넘어서는 주문을 거부하게 돼 있는데, 이번 주문은 발행잔액(510억원)보다 적은 금액으로 나뉘어 나와 주문을 걸러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