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토털 테스트 솔루션 기업 아이에스시(ISC)가 반도체 테스트 장비 기업 티에프이에 자회사 JMT 지분 전량을 넘겼다. 특히, 양사는 JMT 지분 양수·양도 과정에서 특허 가치를 서로 인정하고 기술개발 협력을 지속키로 해 주목된다.
국내외 반도체 시장에서 소재부품 관련 특허 권리 침해 논란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상황에서 양사가 특허 권리에 대해 정당하게 인정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상생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ISC(대표 정영배·박석순)는 자회사 테스트소켓 전문기업 JMT를 반도체 테스트 장비 제조기업 티에프이에 매각했다고 18일 밝혔다. ISC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대와 특허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350여건의 특허권을 보유한 일본 경쟁기업 JMT를 2014년 인수한 후 소유권 이전 등록을 완료한 바 있다. ISC는 현재 500여건의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중견기업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ISC가 JMT를 티에프이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티에프이는 향후 4년 간 JMT가 보유한 기존 특허에 대한 로열티를 ISC에 지급키로 했다. 또, 양사는 신규 특허에 대한 사용권을 3년 간 크로스 라이선스 형태로 계약해 특허권 보호와 기술 개발 과정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업계에선 ISC의 JMT 매각 방식이 세계 1위 제품을 복제한 제품이 무분별하게 양산되는 상황에서 특허권리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모범 사례란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최근 일본 무역규제로 인한 대기업의 소재부품 공급처 다변화 정책이 자칫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기업간 특허권 침해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독자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의 대외 경쟁력을 잃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법과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ISC 관계자는 “이번 JMT 매각은 특허 사용권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불을 기반으로 한 매각이란 점에서 업계 일부에서 만연하는 특허 권리 침해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SC 관계자는 “앞으로는 국내 특허법의 맹점을 이용한 대기업의 부적절한 특허침해에 대응하는 한편, 후발 업체들의 해외시장 상황도 면밀히 점검하여 해외 특허 침해 시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ISC는 티에프이와 함께 공정한 경쟁과 상생협력을 펼쳐 나갈 것”이라면서 “지식재산권 보호와 R&D역량강화에 집중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개척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티에프이 관계자는 “JMT 인수를 통해 반도체 테스트 소켓 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에프이는 반도체 테스트 장비 제조사로 테스트 핸들러 COK, 테스트보드, 번인보드(Burn In Board), 테스트소켓 등을 제조 공급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