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3억명 나라 인도는 현재 모바일 혁명이 진행 중이다. 2016년 신생 통신사 '지오(Jio)'가 월 6000원에 사실상 데이터 무제한(하루 1GB)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전역에 스마트폰이 빠르게 확산됐다. 현재 4억2000만명이 지오 통신사를 이용해 데이터 걱정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스마트폰 확산은 인도인의 삶에 큰 변화를 줬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 '페이티엠(paytm)'은 작은 상점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인도 내 3억명이 페이티엠 이용자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가 선진국 못지않게 자연스럽다. 동네 슈퍼 곳곳에 페이티엠 결제 가능 표지판을 볼 수 있다.
인도 인구는 2030년 중국을 넘어서 세계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5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6.7%다. 인도가 중국에 이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른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은 인도 투자와 진출에 분주하다. 우리나라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인도 시장에 소극적이다. 국내서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인도에 진출할 적기다.
◇포스트 차이나 인도, 광폭 성장 중
인도 신흥 이통사 지오는 3년 전 모바일데이터 서비스 인프라 확대와 함께 획기적 가격 정책을 발표했다. 당시 월 1만1000원에 달하는 요금을 월 6000원으로 절반가량 낮췄다. 매일 LTE급 속도로 1GB까지 무료로 데이터 이용이 가능한 파격적 요금제였다. 지오는 1년 만에 가입자 1억5000만명을 확보하면서 단숨에 인도 최고 이통사로 등극했다.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는 인도 생활상을 빠른 속도로 바꿨다. 매달 평균 10억건에 달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가 발생한다. 페이스북 이용자는 2억4000만명,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는 2017년 3억명에서 지난해 4억7800만명으로 급속히 증가했다. 동영상 유튜브 이용자는 2017년 4억명을 돌파, 2016년보다 400%가량 증가했다. 세계 모바일 동영상 광고수요 4위 규모다. 모바일데이터는 2016년에 비해 2017년 9배가량 상승했다. 그야말로 모바일 혁명이다.
3년 만에 인도는 모바일 없이 생활하기 힘든 나라가 됐다. 우버, 올라 등 차량공유택시가 자리 잡고 조마토(Zomato), 스위기(Swiggy), 둔조(Dunzo) 등 모바일 앱은 생활 필수 서비스가 됐다. 플립카트(Flipkart), 아마존 인디아 등 이커머스 분야도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모바일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스타트업 창업 열기도 뜨겁다. 인도 정부는 2016년 '스타트업 인디아 액션플랜'을 발표했다. 3년간 소득세면제, 투자금 세금면제 등 모바일 기반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했다. 지난해 기준 2만2000여개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하루 평균 4개 신생기업이 탄생한다. 280여개 이상 인큐베이터와 액셀러레이터가 활동 중이다.
인도에서 활동 중인 이탁근 티케이엔어드바이저스 대표는 “최근 몇 년 사이 인도는 가장 스타트업이 활발한 나라이자 투자자들이 몰리는 곳이 됐다”면서 “한국 기업도 인도 진출을 위해 투자 자문을 의뢰하거나 창업을 준비하는 곳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연간 SW인력 수만명 배출…글로벌 기업 SW전초기지 자리매김
인도는 이미 소프트웨어(SW) 강국으로 유명하다. 세계 다국적 기업 연구개발(R&D)과 IT센터 45%가 인도에 밀집했다. 이 가운데 35%가 벵갈루루에 위치했다. 인도 전역에서 고용 인력만 74만5000명에 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 IBM, SAP 등 주요 글로벌 SW기업이 벵갈루루에 수만명 규모 인력을 채용해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투입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주요 대기업도 인도 주요 지역에 R&D 센터를 설립, 인도와 글로벌 시장 대상으로 SW개발과 테스트를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해마다 400∼500여명가량 IT인력을 인도에서 채용한다.
삼성전자 벵갈루루법인 관계자는 “인도의 MIT라 불리는 IIT 대학 출신이 30%가량으로 엘리트 인력을 많이 채용한다”면서 “인도 현지 시장 맞춤 서비스 지원과 본사와 협업해 글로벌 주요 서비스 개발에 협력한다”고 말했다.
벵갈루루 등 인도는 여전히 SW 아웃소싱 등에 매력적인 국가다. 해마다 수만명의 IT 관련 인력이 쏟아진다. 벵갈루루는 글로벌 SW기업이 밀집, 다양한 분야 SW경험을 쌓은 경력자도 많다. 좋은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기업 간 인재 유치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IT처럼 유수 대학 고급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캠퍼스 설명회를 개최하고 복지를 강화한다”면서 “인공지능(AI) 등 최신 고급 기술을 적용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함께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을 타사 대비 경쟁력으로 강조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대기업뿐 아니라 주요 분야별 중견기업도 벵갈루루 등 인도에 R&D 센터를 설립한다. 한라그룹 계열 자동차부품 전문업체 만도는 2년 전 벵갈루루에 제2연구소를 설립했다. 2년 만에 인력은 120명으로 늘었다. 연내 150명까지 충원한다. 만도 벵갈루루 연구소 관계자는 “인도는 4년제 대학뿐 아니라 1∼2년 IT 교육 기관이 많아 해마다 IT 인력 수만명이 새롭게 시장에 나온다”면서 “이 가운데 자동차 등 회사와 관련된 맞춤형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캠퍼스 투어, 인턴십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말했다.
김효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한·인도SW상생협력센터장은 “그동안 B2B 중심 SW아웃소싱이 주력이었던 인도 IT산업이 최근 AI, 블록체인, 자율주행SW 등 최신 기술 중심 스타트업 성장이 돋보인다”면서 “이커머스, 모바일서비스(배달, 숙박, 심부름 등) 등 인도소비층 확대를 겨냥한 IT서비스가 보편화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는 SW가 강하지만 아직 하드웨어(HW)분야는 디테일과 기술력이 떨어진다”면서 “SW와 HW가 접목되는 보안시스템, 로봇, 의료시스템 등이 경쟁력 있는 분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표]인도 시장 주요 특징(자료: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표]인도 시장 주요 기회 요소(자료:정보통신산업진흥원)
벵갈루루(인도)=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