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미디어 산업이 커지면서 파생 산업 주목도도 커진다. 모바일 메신저 대중화와 함께 성장한 이모티콘 산업처럼 인터넷방송에서도 그래픽 창작자가 설 자리가 넓어지고 있다. 기존 인기 BJ(인터넷방송인) 브랜드를 지적재산권(IP)으로 활용하고 예술 창작자는 수익을 얻는 시너지를 모색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는 최근 미술가, 뮤지션 등 다양한 콘텐츠 크리에이터 육성에 나서고 있다. 아프리카TV '미술 공식 방송국'을 개설하고 채팅·댓글·방송국 게시물에 활용할 수 있는 'OGQ 마켓' 콘텐츠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1인 크리에이터는 통상 팬덤 충성도 기반의 '별풍선' 후원금, 인지도를 활용한 업체 직간접 광고 수주가 주 수익이다. 그림 등 정적인 콘텐츠 위주로 방송을 진행하는 BJ는 상대적으로 작품 활동을 통해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프리카TV는 이모티콘, 스티커 등 창작자 콘텐츠를 등록하고 매매할 수 있는 '아프리카TV OGQ마켓'을 연내 마련할 예정이다. 올해 7월 소셜크리에이터 플랫폼 OGQ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약 5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생태계 활성화 일환으로 아프리카TV는 지난달까지 팬아트 공모전을 진행했다. 유명 BJ인 '양팡' '윽박' 등을 모델로 캐리커처, 움짤(GIF) 등 다양한 창작 콘텐츠를 접수했다. 수상자는 상금 외에도 아프리카TV 입사 시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수상 작품은 OGQ마켓에서 콘텐츠 판매 홍보도 지원된다. 수익금 일부는 창작자와 모델이 된 BJ에게 배분되는 구조다. 창작물은 아프리카TV 밖에서도 OGQ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유통된다.
수상자들은 공모전 입상으로 이용자 관심을 받으며 채널 홍보 효과도 봤다. '김뭉크' '서화!' '그림쟁이도트' 등 수상자 6명 누적 시청자수 합계는 공모전 이후 꾸준히 증가해 9월 기준 약 100만명을 기록했다. 아프리카TV는 이달부터 '릴레이 웹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그림 창작자가 참여할 수 있는 추가 공간을 점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아프리카TV가 주목하는 또 다른 분야는 자체 뮤지션 육성이다.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역시 이달 음악 제작 네트워크 '사운드베터'를 인수하며 음원 직접 배급을 위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아프리카TV는 자체 음악 프로그램 '아뮤소(아프리카TV 뮤지션을 소개합니다)'를 24회 진행하면서 이달 기준 총 166명 음악 BJ를 소개했다. 보컬뿐만 아니라 피아노, 가야금, 드럼을 다루는 다양한 뮤지션이 참여하는 장을 마련했다. 아이돌그룹 '엠블랙' 출신 지오, '더씨야' 출신 유진 등 잘 알려진 가수도 프로그램에서 활약해 주목받았다. 아뮤소 출연 이후 7명 BJ가 음원 앨범 발매 기회를 잡는 등 실력을 알리는 무대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과거엔 재능 있는 소수만 기회를 잡았다면, 플랫폼 기업이 다양한 창작자 콘텐츠 육성에 나서면서 점점 많은 창작자들가 커리어를 쌓아나갈 수 있는 생태계가 마련되고 있다”며 “그림, 공예, 아트에 관심이 있어도 그것이 곧 직업이 될 수 있는 세상이 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