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내수 판매 비중 30%를 차지하는 주력 차종 K5, 스포티지, 쏘렌토 모델 변경을 앞두고 판매 하락세를 방어하기 위해 파격 조건의 신차 교환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지금 차량을 구매하고 1년 후 동종 신형 모델로 바꿔 탈 수 있는 신개념 프로그램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현대캐피탈과 제휴를 통해 이달 6일부터 말일까지 K5, 스포티지, 쏘렌토를 대상으로 '밸류업 초이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차량을 구매한 후 1년간 이자만 내고 타다가 모델 변경 신차가 나오면 차량을 편리하게 교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회사가 중고차 처분과 세금 문제까지 해결해준다.
신차 출시에 앞서 재고 차량 소진을 위해 가격 할인과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내놓는 경우는 많지만, 차량 자체를 신차로 교환해주는 것은 이례적 조건이다. 밸류업 초이스 프로그램은 자유형 할부와 중고차 가격 보장, 취·등록세 지원 혜택을 결합했다. 대상 차종은 K5 가솔린·하이브리드, 스포티지 가솔린·디젤, 쏘렌토 디젤이다 사업자를 제외한 개인 고객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차량을 구매하면 선수금 없이 1년간 이자 5.0%만 내고 이용하면 된다. 1년 후 중고차 잔존가치 77%를 보장받고 남은 할부금을 내면 동종 신형 모델로 차량을 교환할 수 있다. 신형 모델 구매 시 취·등록세까지 지원해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했다. 취·등록세는 차량 출고 후 13개월째부터 3개월 이내 동종 신형 모델을 계약하면 지원한다. 다만 반납 시점 주행거리는 1만5000㎞로 제한되며, 무사고를 유지해야 한다.
기아차는 신차 교환과 함께 저금리 할부, 무상 보증기간 연장 프로그램도 내놨다. 현대 M계열 카드 구매 시 선수금 10% 이상을 결제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36개월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48개월 할부 이자율은 1.9%, 60개월 2.9%로 다른 일반 할부보다 2~5%P 이상 저렴하다. 보증연장 프로그램은 거리와 기간에 따라 기본 3년/6만㎞에서 최대 4년/12㎞, 5년/10㎞, 6년/8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보증기간 연장 혜택을 제공한다
기아차가 특정 차종에 파격 구매조건을 제시하는 것은 내년까지 K5부터 스포티지, 쏘렌토까지 내수 판매 비중이 30%에 달하는 주력 차종이 신차 교체 사이클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올해 4분기 K5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쏘렌토, 내년 하반기 스포티지 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준비 중이다.
기아차는 판매 추이를 지켜보며 내년까지 구매조건을 조정해 신형 모델 출시 계획이 잡힌 차종들의 판매 하락세를 방어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1~8월 세 차종 누적 판매량은 K5 2만9000여대, 스포티지 2만여대, 쏘렌토 3만4000여대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