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실라깐 브이알 게임스냐(VR게임 체험해보세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중심에 위치한 종합 쇼핑몰 네오소호는 오전부터 많은 사람으로 붐비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명동, 을지로와 같은 사람이 걷고 즐길만한 거리가 없어 자카르타 현지인은 시내 대형 쇼핑몰로 주말 나들이에 나선다.
쇼핑몰 한층을 가득 채운 가상현실(VR) 테마파크 '코비(KOVEE)'는 지나는 사람의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200평 내외 규모의 대형 매장을 맞는 한국어 인사부터 K팝, K드라마 팝업 스토어까지 현지인에게 인기 높은 한국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다.
코비는 2018년도 11월 현지에 진출해 VR테마파크라는 신개념 매장을 자카르타에 처음 선보였다. K팝, K드라마, VR 등 복합 문화공간으로 VR테마파크를 열어 하루 수백명의 고객을 맞는다.
박정훈 코비 대표는 “인도네시아는 베트남, 태국, 필리핀 인구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2억7000만명의 거대한 국가지만 아직 VR, 통신 등 IT 성숙도는 높지 않다”면서 “이미 국내서 검증 받은 VR테마파크와 함께 K팝, K드라마 등 각종 콘텐츠를 엮어 VR 인지도를 높이는 등 새로운 IT·문화콘텐츠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서는 쉽게 접하는 VR체험기기지만 현지는 다르다. 자카르타에서 대형 VR기기 체험 가능한 곳은 코비가 유일하다. 현지 매장을 찾는 관광객 대부분은 가족단위로 코비 팝업 스토어가 VR 첫 경험인 경우가 많다.
네오소호와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땅그란에서 온 제리미 아버트씨는 “센트럴 파크에서 열었던 팝업스토어에서 코비를 알게 돼 아이들을 데리고 VR테마파크를 찾게 됐다”면서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고 신기해하는 모습에 즐거워 다시 찾게 됐다”고 말했다.
코비는 자카르타 시네뿐 아니라 10월 발리와 자카르타 인근 알람수트라 몰에 2, 3호점도 오픈한다. 단순히 VR테마파크로 사업에 승부를 걸지는 않았다. 국내서 보인 VR게임, 테마파크 등 한계를 분명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대신 현지 테마파크로 사람들에게 VR를 알리는 한편, 정부와 교육 콘텐츠 제작 등에 심혈을 기울인다.
박 대표는 “올해 무슬림 기업가 협회(HPN)와 업무협약(MOU)을 교환 인도네시아 ICT 교육 등 가상현실(VR) 스포츠 교실 보급과 공동 발전을 위해 협력한다”면서 “운동장이 없어 스포츠 체험 기회가 적은 학생을 위해 VR기기가 새로운 경험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