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원 규모 핀테크 전용 연내 나온다...금융권 핀테크 투자 확대 물꼬

금융회사의 유망 핀테크 기업 출자를 지원하기 위한 전용 모펀드가 15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핀테크 투자 가이드라인 마련에 따른 금융회사 단위의 직접 출자를 넘어 벤처캐피털(VC) 등을 통한 간접투자 등 방식으로 핀테크 기업에 대한 금융권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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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을 중심으로 핀테크 전용 모펀드 출범을 위한 출자 의사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연내 핀테크 투자 전용 모펀드가 1500억원 규모로 출범할 것”이라며 “금융회사의 핀테크 투자 가이드라인 시행과 맞물려 금융권의 디지털 혁신과 융합을 위한 신규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는 제도적 어려움 등으로 쉽사리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결성된 핀테크 전용펀드도 총 1600억원 규모로 조성된 펀드 가운데 일부인 150억원을 핀테크 기업에 의무 투자하도록 정했을 만큼 핀테크 기업에 대한 관심은 저조했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펀드 결성 당시까지만 해도 금융권 핀테크 출자 제약 등이 해소되지 않아 출자자 구성부터 운용사 선정까지 쉽지 않은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면서 “모펀드 결성 이후에도 추가 결성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들어서는 금융지주 차원 핀테크 출자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신한금융이 성장금융과 공동으로 200억원 규모 핀테크 투자 펀드를 우선 조성했다. IBK기업은행은 향후 3년간 1조원 규모로 'IBK동반자 펀드'를 모펀드 형태로 조성해 핀테크 전용 자펀드를 결성하기로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시행으로 혁신금융서비스가 속속 지정되고, 금융당국에서 금융권의 핀테크 투자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투자 환경이 개선되면서 금융권에서도 핀테크 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면서 “유망 핀테크 기업과 협업하는 동시에 투자와 부수 업무 등이 가능해진 만큼 다양한 핀테크 기업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펀드는 한국벤처투자가 운용하는 모태펀드, 한국성장금융이 운용하는 성장사다리펀드 등과 같이 조성된 자금을 개별 기업이 아니라 벤처캐피털(VC) 등 운용사에 출자하는 구조다.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조성되는 펀드인 만큼 자펀드와 달리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해 공동출자한 반도체성장펀드처럼 생태계의 성장을 위한 모험자본을 적시에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컨대 금융플랫폼 전용 펀드, 마이데이터 펀드와 같은 방식의 핀테크 펀드가 만들어질 수 있는 셈이다.

모펀드 운용을 맡게 될 성장금융은 핀테크 모펀드에 공동투자(Co-investment) 전략을 적용해 투자 효과를 더욱 높인다는 방침이다. 공동투자는 자펀드가 투자하는 기업에 모펀드가 같은 금액을 같은 조건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VC가 성장 단계에 접어든 유망 핀테크 기업을 발굴해 들고 오면 네트워크를 활용해 두 배의 돈을 태우는 셈”이라면서 “시장 움직임을 따라 유망 기업에 필요한 자금을 적시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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