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한 9일 검찰은 조 장관이 출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와 투자를 받은 업체 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대됐다는 풀이가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이날 오전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이상훈 대표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과 횡령·배임,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가로등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의 최태식 대표에 대해 횡령 혐의로 각각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후보자 부인과 두 자녀는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이던 2017년 7월 코링크PE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 1호'에 10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명의로 9억5000만원, 두 자녀 명의로 각각 5000만원씩 투자금이 들어갔다.
검찰은 조 후보자 가족이 출자한 운용사와 투자사 등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 전반을 수사 중이다.
펀드에 출자한 돈은 조 후보자의 처남 정모씨와 그의 두 아들이 투자한 3억5000만원을 포함해 14억원이 전부다. 이 때문에 가족 펀드라는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달 27일부터 코링크PE와 관련 업체들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최 대표는 이달 4일 검찰에 소화돼 조사 받았다. 해외에 출국했던 이 대표도 귀국해 이달 5~6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전격 임명하면서 청와대는 검찰 수사가 장관 임명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검찰 개혁에 고삐를 죄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검찰도 이날 전격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는 등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현직 법무부 장관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당은 검찰의 '정치 개입'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견제받지 않는 권력기관의 오만함과 권력기관 개혁의 어려움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면서 “정부와 민주당은 권력 개혁에 다시 한번 신발 끈을 조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서초동에 있어야 할 검찰이 여의도 청문회장까지 왔다”며 “지극히 불행한 일이고 정치검찰의 잘못된 복귀가 아니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