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이 약화된 데에는 열악한 우리나라 기초과학 연구 환경도 원인이 됐다고 진단한다.
연구자들이 10년, 20년 생업 걱정없이 꾸준하게 장기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소재·부품·장비 기술력도 쌓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부분 지원정책은 이슈에 휩쓸리는 프로젝트 중심 연구나 단발성 산학 협력에 초점이 맞춰졌다. 앞으로 정부는 연구자와 기관에 장기적으로 투자해 이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형태로 전환한다. 기존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동 연구, 공동 활용 시설을 만드는 것도 이의 일환이다.
교육부는 대학의 학술·연구지원사업과 산학협력 지원 사업을 통해 기초 과학을 장기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반과 기술 생태계 조성을 지원한다.
◇기초학문 다양성·균형성 유지
쉽게 산업화로 연결되지 않는 기초학문 연구가 점차 소홀해지고 있다. 교육부는 학문의 균형있는 발전을 유도하고 보호·소외 연구 분야의 학문후속세대 양성 기능 강화에 나선다. 대학원생도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학생인건비도 지원한다.
학문 분야별 연구지원 동향 및 수급체계를 종합 분석해 국가 차원에서 중장기적으로 지원해야할 연구 분야 정의와 지원 범위를 명확히 할 계획이다.
지역대학 연구여건도 개선한다. 수도권에 비해 연구여건이 열악하지만 역량있는 지역대학과 의지 있는 교원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박사후연구원 채용시 지원단가를 최대 1억 원까지 높였다. 향후 지역대학 지원 연구비 규모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적정 과제수 및 지원단가를 산출할 계획이다.
◇대학 기초 과학 연구 역량 강화 지원
교육부는 올해부터 '기초과학 연구역량 강화 사업'과 '대학중점연구소 지원사업' 본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대학의 이·공학 학술연구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역점 추진하는 것이다. 총 92개 대학중점연구소가 대학 내 이·공학 학술연구 거점 역할을 한다.
'기초과학 연구역량 강화 사업'은 활용도가 낮은 연구장비를 특화된 연구 분야별로 집적한 후 성능을 보완하고 연구장비 전담인력을 충원해 핵심연구지원센터(Core-Facility)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국가 연구개발 프로젝트로 지원한 연구장비 활용도도 높인다. 국가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마련된 장비와 자재가 교수 개별 연구실 단위로 흩어져 공동 활용이 어렵거나 연구 프로젝트가 종료된 이후에는 활용이 저조한 경우가 있었다. 연구 실험 설계, 첨단 연구장비 운영 및 실험 결과를 분석해주는 숙련된 장비전담인력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교육부는 장비 집적이 완료된 이후에는 장비전담인력 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지원도 병행한다.
대학부설연구소를 대학의 이공기초학문 연구 거점으로 집중 육성한다. 지원 종료 후에도 성과가 우수한 연구소는 세계적 수준의 우수 연구소로 성장할 수 있도록 6년간 추가 지원한다.
연구장비 활용도를 제고하고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한다. 단독으로 활용하는 대학의 연구장비를 연구분야 단위로 공동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노후 연구장비 교체, 전문 인력 배치 및 역량 강화를 돕는다.
◇실질적인 산학협력 사업 확대
대학은 기초 연구뿐만 아니라 산업계가 원하는 인재를 양성한다. 산학협력프로젝트는 산업계가 원하는 연구를 함께 하면서 인재를 키우기 위해 추진된다. 대학은 논문 위주 실적을 추구하고, 산업계는 당장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을 원해 산학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대학 연구개발 재원 80% 이상이 정부 자금에서 나온다. 산학협력을 통한 연구개발은 20%도 채 되지 않는다.
앞으로는 선순환 구조 생태계를 위해 대학과 지역 기업이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공모하는 형태의 사업을 확산한다. 정부가 주제를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융합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자체적으로 만들어내면 이를 정부가 지원해주는 형태다.
링크플러스와 브리지 사업은 지원 규모도 크지만 대학과 산업계 모두 만족도가 높아 인기다. 교육부는 내년 브리지 사업 규모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융·복합 기술 사업화를 지원하는 브리지 사업을 늘리고 단위 규모도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