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전동킥보드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업계가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인도 한복판에 킥보드가 방치돼 인도 통행을 방해하거나 도심 미관을 해치는 상황을 줄이기 위해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킥고잉' 운영사 올룰로는 이번 주부터 서울 강남구 및 마포구 일대에 전용 전동킥보드 주차장을 설치·운영을 시작했다.
스타트업 전문 가구 브랜드 '데스커' 및 1인가구 주거 플랫폼 '셀릭티드바이클리'와 제휴를 맺었다. 각 지점 앞에 전동킥보드 6대를 주차할 수 있는 거치대 '킥스팟'을 마련했다. 유동인구와 매장 주 이용 연령대를 고려해 설치 장소를 지정했다. 추가 장소 확보를 위해 다양한 프랜차이즈 업체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최근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와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번화가 일대에 주차된 전동킥보드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운영사 관리 미숙과 이용자 주차 매너 부족으로 보행자 불편을 유발하는 경우도 늘었다. 인도 한복판에 넘어진 채로 방치돼 기기 고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는 공유킥보드 서비스 전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낳았다.
올룰로 관계자는 “공유 전동킥보드가 도심 미관을 해지지 않는 서비스로 자리 잡기 위해 상점과 제휴를 통해 '킥스팟'을 도입했다”며 “이용자들이 지정 위치에서 대여하고 반납해 질서 있는 이용 문화를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킥보드 주차장 설치는 상점 업주와 주변 상권 입장에서도 득이 많다. 인근 유동인구가 늘어나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킥스팟'이 설치된 매장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행인도 더러 발견된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편의 증진 효과가 있다. 공유 킥보드는 아무 장소에서나 반납을 할 수 있어 다음 이용자가 정확한 주차 위치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이용을 독점하기 위해 건물 안에 숨기는 이용자도 있다. 지정 거치대가 마련되면 육안으로 실제 위치를 파악하기 용이해진다.
공유킥보드 주차장이 활성화될 경우 향후 충전 및 보관 스테이션으로 활용할 여지도 생긴다. 현재 업체는 킥보드 충전과 정비를 위해 거의 매일 지정된 시간에 수거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 적지 않은 인력과 비용이 소요된다. 거점 운영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상점에서 충전을 대신 수행하고 킥보드 운영사와 수익을 나누는 모델도 고려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공유오피스와 셰어하우스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 수요가 많은 지역을 거점으로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한 상황이다.
이용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해 특정 지역 주차를 유도하는 업체도 있다. 지난달 말 정식 서비스 출시를 알린 빔모빌리티코리아는 물리적 주차장 대신 가상 주차장 개념을 활용한다. 앱 내 지도에 표시된 주차장에서 이용을 종료하면 잠금해제 비용 600원을 되돌려 준다. 킥스팟 방식과 비교해 장단점이 있다고 평가된다. 물리적 제한이 적어 융통성 있는 주차가 가능한 반면, 여전히 도심 미관을 해치는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점도 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