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대마를 밀반입하려 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던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씨가 검찰 청사를 찾아가 스스로 체포됐다. 검찰은 48시간 안에 구속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인천지검 강력부(김호삼 부장검사)는 4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이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후 6시 20분께 혼자 택시를 타고 인천지검 청사를 찾은 이씨를 2시간 뒤인 오후 8시 20분께 긴급체포했다.
이씨는 검찰 관계자에게 “주위 사람들이 많은 고통을 받아 마음이 아프다”며 “법적으로 가능하다면 하루빨리 구속되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씨에게 자진 출석한 이유를 재차 확인한 뒤 그의 심리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긴급체포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1일 오전 4시 55분께 미국발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과정에서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와 캔디·젤리형 대마를 밀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변종 대마를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간이 소변 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 당시 여행용 가방에는 액상 대마 카트리지가 담겨 있었고 어깨에 메는 백팩(배낭)에도 캔디·젤리형 대마 등 변종 대마 수십 개가 숨겨져 있었다.
이씨는 마약이 합법화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이 같은 변종 대마를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공항세관 측은 입국객들을 대상으로 수화물 엑스레이(X-ray) 검색을 하던 중 이씨의 대마 밀반입을 적발한 뒤 신병을 검찰에 인계했다. 그러나 검찰은 통상 수사기관이 마약밀수 사범을 검거했을 시 긴급 체포 혹은 구속 조치하는 것과 달리 이 씨는 체포하지 않고 귀가시켜 특혜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적발 당일과 이틀 후인 3일 두 차례 이씨를 조사했으며 이날 오전에는 서울시 중구 장충동에 있는 그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각종 증거물도 확보했다.
한편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했다. 이후 바이오사업팀 부장으로 근무하다가 최근에는 식품전략기획팀으로 이동해 CJ제일제당의 미래 먹거리 개발을 담당하고 있었다. 지난 4월에는 계열사 간 주식교환을 통해 CJ그룹의 지주사 지분을 처음으로 확보하며 후계자로서 입지를 넓히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씨는 그룹의 비상장 자회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 2대주주이자 개인 최대주주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