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맥스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모빌리티'를 강화하기 위해 1700억원을 투자해 국내 1위 주차장 운영업체 '하이파킹'을 인수했다. 기존 셋톱박스 사업과 전장사업에 신사업인 모빌리티를 추가해 성장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휴맥스는 주차장을 향후 그룹 내 모빌리티 사업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휴맥스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영사 스틱인베스트먼트와 함께 국내 1위 주차장 운영 업체 하이파킹(대표 박현규)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지난달 30일 체결했다.
1999년 설립된 하이파킹은 건물주로부터 주차장 운영을 위탁받아 운영 수익을 창출하는 업체다. 쇼핑몰, 호텔, 오피스, 공항 등 다양한 형태 주차장 운영 노하우를 축적했다. 특히 보유 주차장 80% 이상을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보하고 있다. 하이파킹 기존 주주인 PEF 운영사 VIG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호주 윌슨그룹아시아가 보유한 하이시티파킹(구 윌슨파킹코리아)을 인수하면서 업계 선두로 올라섰다.
이번 투자는 휴맥스가 지난해 투자한 렌터카·커뮤니티 카셰어링 중계 플랫폼 업체 '플랫'에 휴맥스와 스틱이 총 195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플랫은 1700억원에 하이파킹 지분 100%를 인수하는 구조다. 투자 이후 플랫은 '휴맥스모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한다. 휴맥스모빌리티는 커뮤니티 카셰어링 사업과 주차장 운영 사업을 영위한다.
휴맥스의 이번 인수는 주차장이 자동차 공유 및 자율주행 서비스 거점으로 부상하는 등 향후 모빌리티 사업의 허브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휴맥스모빌리티는 도심 주요 거점에 위치한 주차 공간을 기반으로 렌터카 및 커뮤니티 기반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차 공간 내에서 정비, 세차, 충전서비스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결합하는 등 모빌리티 서비스 허브로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휴맥스는 '멀티 모빌리티 플랫폼' 회사로 변신을 가속화한다. 벤처 1세대 기업인 휴맥스는 셋톱박스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자동차 전장사업을 추가하며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하는 등 성장 신화를 써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장속도가 둔화돼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휴맥스는 최근 FMS(Fleet Management System), 카셰어링 디바이스 플랫폼, 카셰어링 서비스 플랫폼 등 모빌리티 분야에 집중 투자하며 사업 전환을 준비해왔다. 이번 하이파킹 인수를 계기로 기존 게이트웨이 사업 외에 모빌리티 사업을 새로운 주력사업으로 육성해 갈 계획이다.
김태훈 휴맥스 대표는 “주차장은 향후 모빌리티 서비스의 시작이자 종착지로 뉴 모빌리티 시대의 허브가 될 것”이라면서 “그룹 내 다양한 모빌리티 역량을 연계해 주차장을 중심으로 카셰어링, 전기차 충전, 물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하고 차별화된 멀티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